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日, 아베 방미 전후해 여론전 '성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日, 아베 방미 전후해 여론전 '성과'

입력
2015.04.27 14:24
0 0

아베 방미 맞춰 인터넷 댓글 작전

미국민 '일본 신뢰도' 한국 앞질러

26일 미국을 방문한 아베 신조 총리와 부인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보스턴 자택에서 만찬을 갖기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보스턴=AFP 연합뉴스
26일 미국을 방문한 아베 신조 총리와 부인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보스턴 자택에서 만찬을 갖기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보스턴=AFP 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방미를 전후해 일본 측이 미 정계 거물을 홍보대행으로 고용하는 등 미국민을 향한 여론전을 치밀하게 펼치면서 속속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반면 한국은 과거사에 대한 도덕적 우위에 기대 뉴욕타임스 등 주류 언론과 일부 연방의원의 지지를 얻었지만, 인터넷 댓글 등 미국 대중들의 평가에서 갈수록 불리해지는 형국이다. 아베 총리는 26일 미국 보스턴에 도착 존 케리 미 국무장관 자택 만찬을 시작으로 7일간의 방미일정을 시작했다.

27일 워싱턴 외교가에 따르면 워싱턴포스트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인터뷰 기사(▶ 원문보기)를 게재하자, 일본 우익은 일본의과거사에 비판적인 이 기사를 여론 반전의 계기로 삼고 치밀한 홍보전략을 바탕으로 인터넷 댓글 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사 게재 직후에는 댓글은 할머니를 동정하는 내용이 주류였으나, 친 일본 성향의 네티즌이 몰려들면서 90여개가 넘는 전체 댓글 중 70%가 위안부 피해자와 한국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채워진 것이다.

이들은 ‘위안부 문제는 1965년 한일협정으로 마무리됐으며, 이후에도 일본이 꾸준히 사과와 배상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에서 한국인 성매매 여성이 빈번히 적발되는 것과 연관 지으며 ‘위안부는 한국의 오랜 전통인 직업 매춘부’라고 한국을 비하하는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이들은 특히 일본 우익세력이 유리한 증거만을 꿰어 맞춘 영상물과 일부 미군 문서를 첨부, 배경지식이 없는 일반 미국인에게는 일본 주장이 더 객관적인 것처럼 비치도록 했다.

이런 치밀한 여론전이 영향을 발휘한 탓인지, 미국 일반 성인은 한국보다는 일본에 훨씬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퓨리서치가 미국 1,000명 성인을 대상으로 한국과 중국, 일본에 대한 국가별 신뢰도를 평가했는데, 한국은 응답자의 49%(매우 신뢰ㆍ15% 포함)만이 ‘신뢰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일본에 대해서는 68%(매우 신뢰ㆍ26%)가 ‘믿을 수 있는 나라’라고 평가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국 여론 주도층은 과거사 문제에서 한국의 입장을 인정하는 분위기지만, 대다수 미국인들은 별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는 여론 주도층마저 미국의 국익을 위해 아베 총리의 역사 수정주의적 태도를 묵인하려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아베 총리의 방미에 맞춰 미국 사회 저변의 지지세를 확산시키기 위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인 톰 대슐 전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끄는 대형 홍보자문회사 ‘대슐 그룹’과 고용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대슐 그룹을 통해 아베 총리의 역사 인식에 부정적인 뉴욕타임스와 포브스 등 주류 언론에 대한 전방위 로비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