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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감독 "박빙의 승부를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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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감독 "박빙의 승부를 즐겨라"

입력
2015.04.2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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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KIA와 두산의 경기가 열린 26일 잠실구장. 전날 경기에서 두 차례나 마운드를 방문한 김기태 KIA 감독이 이유를 밝혔다. 김 감독은 21일 두산전 6회말 1사 후 선발 서재응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4-4로 맞선 9회말 2사 2ㆍ3루 위기에서 마무리 윤석민을 다독이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두 번째 방문한 이유가 흥미로웠다. 김기태 감독은 "LG에서 감독 생활을 하며 마운드에 오른 적이 딱 한 번 있었다"며 "9회 윤석민과 내야수들에게 '야구선수로서 희열을 한 번 느껴보라'고 했다. '한 방 얻어맞으면 빨리 집에 가면 그만이기 때문에 쫓길 필요가 없다'고 말해줬다"고 밝혔다.

올 시즌 KIA와 두산은 각각 경기 후반 극적인 승부를 연출하기로 유명한 팀이다. 두산은 7~9회 팀 타율이 3할8리로 이 부문 1위, 홈런도 12개로 1위다. KIA는 마지막 3이닝 팀 타율이 2할9푼9리로 2위, 홈런은 9개 뽑아냈다. 여기에 두산은 7회까지 뒤진 8번의 경기 중 3차례나 뒤집었고, KIA도 7회까지 뒤진 12번의 경기 가운데 3번을 뒤집었다.

이날도 그랬다. KIA는 2-3으로 뒤지던 8회초 1사 1ㆍ2루에서 이범호의 싹쓸이 좌중월 2루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그러자 두산은 9회말 1사 만루에서 김현수의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동점에 성공했다. 김 감독이 마운드에 오른 시점도 바로 이 때다. 2사 2ㆍ3루 홍성흔 타석 때 유유히 걸어 나갔다.

이후 윤석민은 홍성흔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2사 만루 위기에 놓였지만, 오재원을 4구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아울러 야수들이 연장 10회초 1점을 뽑아내자 10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아 행운의 승리 투수가 됐다. 김기태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이 정말 좋아했다. 박빙의 상황에서 이길 때 더 기쁜 것 아니겠냐"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사진=김기태 KIA 감독.

잠실=함태수 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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