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고가 이번 대회 다크호스로 꼽힌 이유는 최민섭과 김찬호(이상 3년)가 버티는 마운드의 높이 때문이었다. ‘원투펀치’ 구성만 놓고 보면 박세진과 최충연(이상 경북고) 다음으로 꼽히는 팀이다. 예상대로 최민섭을 앞세운 동산고는 4강까지 승승장구했다.
최민섭은 26일 춘천 의암구장에서 열린 제43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북일고와 8강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탈삼진 4개를 곁들이며 2피안타 볼넷 2개 무실점으로 역투해 팀의 3-0 승리 디딤돌을 놓았다. 7회부터 등판한 김찬호 역시 3이닝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최민섭의 강점은 지칠 줄 모르는 ‘강견’이다. 1회전부터 빠짐 없이 등판한 최민섭은 이날도 130㎞ 중반대의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를 앞세워 북일고 타선을 무장해제시켰다. 금광옥 동산고 감독은 “직구 구속은 아무래도 초반보다 조금 떨어졌지만 변화구 구사 능력은 고교 투수들 가운데서도 최상급”이라고 칭찬했다. 슬라이더와 커브는 각도가 좋고, 제구력이 수반돼 타자들을 현혹시키는 승부구로 적격이다. 금 감독은 “프로야구 팀들 사이에서도 스카우트 후보로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민섭의 혼신의 투구로 4강까지 진출한 동산고는 이제 두 경기만 이기면 1989년 이후 정상을 탈환한다. 26년 전 결승에서 위재영(전 SK)이 대회 내내 굳건히 마운드를 지킨 동산고는 초고교급 타자 고(故) 박정혁이 버틴 휘문고에 4-3으로 역전승을 거두고 정상에 올랐다. 위재영의 ‘재림’을 열망하고 있는 2015년 동산고의 희망은 최민섭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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