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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지진 '예고된 재앙'… 지진 위험성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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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지진 '예고된 재앙'… 지진 위험성 알고 있었다

입력
2015.04.2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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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일주일 전 네팔서 지진학자 50여명 대책회의

"네팔 당국도 문제 알았으나 해결할 엄두 못 냈다"

네팔을 강타한 규모 7.9의 강력한 지진으로 사망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미렌드라 리잘 네팔 정보장관은 사망자가 4,500명에 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카트만두의 건물 붕괴 현장에서 발굴된 사망자의 시신을 자원봉사자들이 옮기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네팔을 강타한 규모 7.9의 강력한 지진으로 사망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미렌드라 리잘 네팔 정보장관은 사망자가 4,500명에 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카트만두의 건물 붕괴 현장에서 발굴된 사망자의 시신을 자원봉사자들이 옮기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사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네팔 지진의 피해가 예견된 인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네팔 카트만두에서는 불과 일주일 전에도 지진학자 50여 명이 모여 지진 피해를 어떻게 줄일지 대책을 논의하는 회의를 열었다고 AP통신이 26일 보도했다.

회의에 참석한 지진학자인 제임스 잭슨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는 네팔 지진의 심각한 피해를 두고 "언젠가 나타날 악몽이 실현됐다"고 말했다.

다른 지진 연구단체인 '지오해저드 인터내셔널'은 이미 1990년대 후반에 이미 카트만두의 지진이 불러올 결과를 경고하는 보고서를 냈다.

당시 보고서는 "연간 인구 증가율이 6.5%에 달하고 인구 밀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카트만두에 사는 150만 명이 지진의 심각한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큰 지진이 카트만두 근처에서 발생하면 과거의 지진보다 훨씬 더 심각한 인명 피해, 건물 파괴, 경제적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팔을 강타한 규모 7.9의 강력한 지진으로 사망자 수가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가운데 카트만두의 무너진 건물에서 몸을 다친 채 구조된 한 어린이가 병원으로 급히 옮겨지고 있다. AP=연합뉴스
네팔을 강타한 규모 7.9의 강력한 지진으로 사망자 수가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가운데 카트만두의 무너진 건물에서 몸을 다친 채 구조된 한 어린이가 병원으로 급히 옮겨지고 있다. AP=연합뉴스

지진이 언제 발생할지는 모르지만 같은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카트만두의 피해가 다른 지역보다 심각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25일 카트만두 근처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강진으로 카트만두에서는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1,800여명에 이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진 설계를 고려하지 않는 네팔의 느슨한 행정과 독특한 상속제도도 지진 피해가 커지는 데 한몫을 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최근까지 건축규제가 없던 까닭에 부실한 옛 건물이 즐비하고 자녀에게 모두 똑같이 땅을 나눠주는 상속법령 탓에 건물이 좁은 부지 위로 층층이 치솟았다는 얘기다.

지오해저드 인터내셔널의 하리지 연구원은 "사실 네팔도 카트만두의 지진 위험을 알았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댈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인도 뉴델리에서 25일(현지시간) 지진 참사를 당한 네팔에 제공할 구호 물자가 인도 공군 수송기에 실리고 있다. 세계 각국은 긴급 재난구호팀을 파견하는 등 신속한 지원에 나섰다. AP=연합뉴스
인도 뉴델리에서 25일(현지시간) 지진 참사를 당한 네팔에 제공할 구호 물자가 인도 공군 수송기에 실리고 있다. 세계 각국은 긴급 재난구호팀을 파견하는 등 신속한 지원에 나섰다. AP=연합뉴스

제임스 잭슨 교수도 카트만두의 참사 가능성이 자신을 포함한 지진학자들을 괴롭히는 공통된 고민이었다고 밝혔다.

잭슨 교수는 "카트만두의 지진 피해는 물리적으로 지질학적으로 언젠가는 꼭 일어날 것으로 예견된 악몽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진은 자연재해지만 카트만두의 피해는 인재"라며 "주민들을 죽인 것은 지진이 아니라 건물이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지진학자 데이비드 월드는 같은 지진이 일어나더라도 100만 명당 사망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10∼30명, 네팔에서 1,000명, 파키스탄, 인도, 이란, 중국 등지에서 1만 명으로 차별화될 것이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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