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 바둑] 좌변에서도 백이 이득

본선 8강전 제2국

백 박정환 9단 흑 이태현 5단

참고1도

참고2도

장면 3 상변 전투가 일단락되자 이태현이 1로 한 칸 뛰어서 좌변을 키웠다. 이때 백이 2로 응수한 게 약간 색다르다. 이런 형태서는 대부분 A로 귀를 지키는 게 보통인데 박정환은 좌변 흑 세력을 의식해서 실리보다 두터움을 중시한 것이다.

3, 5 때 백B로 받으면 흑C로 쉽게 안정하는 게 싫었는지 박정환이 그쪽은 잠시 보류하고 6으로 좌변 삭감을 서둘렀다. 이 부근의 접전 결과에 따라 B가 아니라 하변쪽에서 다가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때 이태현이 갑자기 7로 백돌의 정수리에 찰싹 붙인 수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상대를 무겁게 만들어 강하게 공격하겠다는 생각이었지만 아쉽게도 결과가 신통치 않았다. 박정환이 8, 10을 선수 교환한 다음 12로 젖히자 다음 수가 마땅치 않다. 기세로는 참고1도 1로 끊어야 하지만 2~6 다음 A와 B가 맞보기여서 간단히 살아 버린다.

15가 공수의 요처지만 작은 실리에 연연한 느낌이다. 백이 16, 18에 이어 20으로 머리를 내민 자세가 너무나 훌륭하다. 이렇게 될 바에야 애당초 7로는 점잖게 참고2도 1로 받아 두는 게 오히려 더 나았다. 상변에 이어 좌변 접전에서도 백이 적잖이 이득을 봤다.

박영철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