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한 올림픽 챔피언 브루스 제너 “난 전적으로 여자”
여성으로 성을 바꿔 화제가 된 올림픽 철인 10종 경기의 챔피언 브루스 제너(65)가 텔레비전 인터뷰를 통해 성전환과 관련한 심경을 밝혔다. 제너는 24일 미국 ABC방송과 가진 2시간여의 인터뷰에서 “모든 점에서 난 여자”라고 말했다.
제너는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의 남자 육상 10종 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최고의 ‘철인’에 등극했다. 배우 킴 카다시안의 새 아버지로도 유명한 제너는 “젊은 시절 난 어머니나 여자 형제들의 옷을 입고 싶은 욕구가 강했다”며 어렸을 때부터 성적 정체성에 혼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나의 두뇌는 남성보다 오히려 여성에 가까웠다”면서 성 전환 과정도 공개했다.
제너는 1980년대부터 호르몬 투여, 코 축소술, 제모 등 여성으로 변신하기 위한 시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여성이 되고자 했지만 결코 ‘게이’는 아니라고도 했다.
제너는 “성적으로 남자에게 끌려본 적은 결코 없다”며 “난 게이가 아니라 이성애자”라고 강조했다. 제너의 성전환 소식에 가족들도 지지를 보냈다. 올해 89세인 제너의 어머니는 올림픽 금메달을 땄을 때보다 더 자랑스럽다며 아들의 성전환 사실을 지지했다.
제너의 아들인 브랜든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아버지의 어깨에 목말을 탄 어린 시절의 사진을 올리고서는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하는 아들”이라고 짧게 밝혔다. 미국 동성애차별반대연합(GLAAD)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GLAAD의 사라 케이트 엘리스 대표는 “지인 중에 성전환자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이 깨달아야 할 것”이라며 “(성전환자로 살아가는) 제너의 여정이 지극히 개인적인 삶일지라도 수많은 사람에게 깊은 영감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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