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넥센 송신영(38)이 ‘선발투수’로 자리를 확실히 잡아가고 있다.
송신영은 25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4탈삼진 3볼넷 무실점 호투로 시즌 2승째를 따냈다. 1회 2루타 하나와 볼넷 2개로 2사 만루에 몰렸지만 송민섭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고비를 넘긴 그는 쾌투를 이어가며 kt타선을 꽁꽁 묶어냈다. 그의 호투에 힘입어 팀은 3-0으로 이겼다.
선발투수의 역할을 다해 더 의미가 있는 호투였다. 2008년 5월17일 사직 롯데전 이후 불펜 투수로만 뛰어왔던 송신영은 지난 19일 KIA전에서 2528일 만에 선발 복귀전을 치렀다. 불혹에 가까운 베테랑이 갑작스럽게 투구 개수를 늘려 보직을 바꾼다는 것이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주변에서는 물론, 그 스스로도 의구심을 가진 변화였다. 하지만 그는 6⅔이닝 1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모두의 우려를 지워냈다.
그리고 그는 6일 만인 25일 또 다시 선발 투수로 섰다. 사실 그는 이달 초 퓨처스(2군) 리그에서 두 차례 선발 등판을 할 때도 일주일 텀을 두고 마운드에 올랐다. 아직 선발투수로 완전히 적응하지 못한 그를 위해 등판 간격을 조정한 것이었다. 하지만 1군에서 ‘5선발’의 책임을 맡으며 로테이션까지 지켜내고, 안정적인 투구로 시즌 2번째 승리까지 챙겼다.
팀의 고민이던 5선발 고민도 그의 호투로 지워져 가고 있다. 넥센은 올 시즌을 앞두고 5선발을 따로 낙점하지 않았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송신영과 금민철, 김대우 등을 돌아가며 5선발로 기용하겠다”고 했다. 김대우는 1경기에서 1⅔이닝 6실점으로 난타당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송신영이라는 ‘깜짝 카드’가 적중하면서 선발 마운드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이날 경기 후 염경엽 넥센 감독은 “베테랑 송신영이 오늘도 선발로서의 임무를 훌륭히 소화해줬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이날 승리로 넥센은 ‘승패패’로 이어지는 징크스까지 깨고 2연승을 달렸다.
송신영은 “4이닝 2실점만 하자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라갔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지난 광주 KIA전 제외하고 팀이 승패패로 이어지는 징크스가 있어 부담이 있었는데 오늘 좋은 결과로 이어져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미소지었다. 이어 “선발 임무를 마치고 다크서클이 생긴 만큼 체력소모가 있지만 앞으로도 주어진 역할을 다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수원=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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