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김성근(73) 한화 감독은 선수층의 깊이를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1, 2군 선수단의 실력 격차를 줄이려고 한다. 1군 경기가 없거나 시간이 날 때 김 감독이 2군 경기를 지켜보는 모습은 익숙한 풍경이었다.
김 감독은 한화 지휘봉을 잡고도 2군 훈련지인 서산을 찾아 수시로 선수들을 지켜보려고 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일본 마무리캠프 당시 일시 귀국해 서산의 잔류 선수들을 체크하기도 했다. 그는 “시즌 중에도 가급적 2군 경기를 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정규시즌에 돌입하자 대전과 서산의 거리는 부담으로 다가왔다. 차로 가면 약 2시간 정도 걸린다. 김 감독은 24일 대전 SK전에 앞서 “요즘 2군 경기를 못 본다”며 “오후 1시에 경기를 하는데 그걸 보고 대전으로 넘어오려면 시간이 빡빡하다”고 말했다. 이어 “2007년 SK 시절에는 웬만하면 다 지켜봤다. LG에 있을 때도 가까운 거리의 구리에 있어 경기를 보고 넘어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최근 각 구단들의 1, 2군 거리가 멀어진 것을 주목했다. 그는 “KIA도 그렇고 SK도 강화에 새로 지으면서 1시간 이상을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KIA는 전남 함평, 롯데는 경남 김해에 2군 훈련장이 있다. 또 두산과 LG는 경기 이천에 2군 훈련장을 지었다. 2군을 제2의 연고 도시와 계약한 넥센과 NC는 각각 경기 화성, 고양에 자리 잡았다. 그나마 경북 경산에 2군 훈련장이 있는 삼성이 가까운 편이다.
육성의 중요성을 느낀 구단들은 2군 선수들이 훈련과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거액을 들여 전용 훈련장을 신축했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선수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은 김 감독 입장에서는 살짝 아쉬움이 있어 보인다.
대전=김지섭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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