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가 돈을 줬다고 아들을 가두는 거는 전 세계적으로 없을 겁니다. 얼마나 억울했으면 팔십 넘은 노인네가 여기까지 나오겠습니까”
24일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최재형) 심리로 열린 김재윤(50)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항소심 2회 공판. 증인석에 앉은 강모(82) 할머니가 수감 중인 아들 김 의원에 대해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김 의원은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SACㆍ서종예) 교명 변경 관련 법률을 개정해주는 대신 2013년 8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김민성(56) 서종예 이사장에게서 5,400만원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에 벌금 5,000만원, 추징금 4,400만원을 선고 받았다.
변호인은 김 의원 계좌로 들어간 현금 출처가 서종예 관련 입법로비가 아니라 어머니에게서 받은 현금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강 할머니는 “세월호 사고 얼마 뒤 아들이 본가(제주도)에 와서 아침밥을 먹으며 ‘어머니 카드 값 갚게 돈 1,000만 원만 뀌어주세요’라고 해서 계단 밑에 숨겨 놓은 돈을 꺼내 주며 혼냈다”고 주장했다. 강 할머니는 이어 “20대서부터 은행보다 집에다 돈을 모아두는 게 편했다”며 “감귤농사를 하며 상인에게서 받은 현금을 집에 뒀다가 아들이 오면 직접 현금을 줬다”고 증언했다. "작년에 아들에게 몇 번이나 돈을 줬느냐"는 검찰의 질문에는 “어미가 아들한테 돈 주는데 그걸 다 기억하면서 주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아들 새끼 돈 주면서 그걸 또 받을 겁니까 뭐할 겁니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강 할머니는 “아들이 자랑스럽고 곧 결백이 밝혀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의원 측은 이날 김민성 서종예 이사장의 진술에 대한 신빙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며 현장검증을 요청했다. 재판부의 현장검증 여부는 오는 13일 오전 10시에 열리는 다음 재판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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