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美 전력회사에 대규모 태양광 모듈 공급 '햇살'… 재무 부담은 '그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美 전력회사에 대규모 태양광 모듈 공급 '햇살'… 재무 부담은 '그늘'

입력
2015.04.24 18:16
0 0

지속 투자 결실

넥스트에라社와 1.5GW 계약

올초 솔라원 합병도 시너지

셀 생산량 세계 1위로 껑충

시장 전략과 과제

최대 시장 美·中 영업에 집중

반덤핑 관세 자국보호주의는 지역 네트워크 활용해 대응

한화큐셀 재무담당 최고 책임자(CFO) 서정표 상무(왼쪽)와 곽진희(오른쪽)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 이명현 인턴기자(숙명여대 미디어학부4)
한화큐셀 재무담당 최고 책임자(CFO) 서정표 상무(왼쪽)와 곽진희(오른쪽)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 이명현 인턴기자(숙명여대 미디어학부4)

지난 3년간 극심한 시장 침체와 불확실한 사업환경에도 꾸준한 투자와 정성을 기울여온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에 마침내 서광이 비치고 있다. 한화의 태양광 사업을 총괄하는 한화큐셀은 지난주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전력회사인 넥스트에라 에너지에 2016년 말까지 총 1.5 기가와트(GW)의 모듈을 공급하기로 했다. 태양광 업계에서 1.5GW는 단일 모듈 수주 계약으론 사상 최대 규모로, 대구광역시 전체 인구(약 250만명)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태양광 모듈이란 태양광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태양전지(셀)를 모은 집적판. 한화큐셀은 또 넥스트에라 에너지가 2017년부터 건설하는 태양광 발전소에도 모듈 공급을 위해 조만간 협의를 할 예정이어서 추가 수주 가능성도 높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화큐셀의 대주주(지분율 94%)인 한화케미칼 주가는 지난 21일 전 거래일보다 9.5% 급등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한화큐셀 주가도 반등했다.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이 합병해 ‘한화큐셀스 co., Ltd'로 나스닥에 상장한 지난 2월 6일 주가는 1.1달러에서 2개월 반만인 지난 24일(현지시간) 현재 2.25달러로 배 이상 상승했다. 국내 기업이 나스닥에 상장한 사례는 2006년 G마켓과 웹젠 등 총 6개인데 이들 기업은 모두 실적 부진과 거래량 미달 등으로 현재 상장이 폐지됐다.

한화큐셀의 당면 과제는 재무적 부담 해소이다. 태양광 사업의 특성상 지금까지 투자했던 것에 비해 앞으로 투자해야 할 부분이 더 많기 때문이다. 한화케미칼은 지난 24일 한화큐셀 채무 1,298억원과 한화솔라원 미국 법인의 채무 4,851억원을 보증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화학ㆍ에너지 전문 애널리스트인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과 함께 서정표 한화큐셀 재무담당 최고 책임자(CFO)를 만나 한화의 태양광 사업의 현황과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 2월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이 합병했다. 솔라원은 중국에 생산인력 위주의 설비가 있고, 큐셀은 말레이시아에 전자동화 설비가 있다. 두 회사의 합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직접적인 시너지 효과는 무엇인가.

“두 회사의 합병을 통해 우선 셀 생산량 기준 세계 1위의 업체로 뛰어오름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 절감이 가능해졌다. 또 큐셀과 솔라원의 다각화된 생산 거점을 통해 미국 반덤핑 관세 부과 등 급변하는 정부 정책과 시장 변동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큐셀은 주거지역과 상업지구용 태양광 제품, 솔라원은 대규모 태양광 발전 부분에서 강점이 있는 제품을 보유해 상호 보완적이 영업망을 구축할 수 있다. 특히 퀀텀 셀 기술 등 큐셀의 높은 기술력과 높은 품질 관리 기준 적용으로 전반적인 회사 제품과 기술력 제고가 이뤄진 점이 가장 큰 시너지 효과이다.”

-미국 전력회사인 넥스트에라에 1.5GW 모듈 공급 계약은 어떻게 이뤄졌나.

“미국 뉴욕에서 3주간 마라톤 협상을 벌였다. 양사 간의 대화는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됐다. 넥스트에라로선 한화큐셀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경쟁 상대인 중국기업들은 이미 반덤핑 문제로 후보군에서 멀어져 있었고, 넥스트에라 는 퀀텀 셀 기술 등 미국 내에서 차별화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한화큐셀이 최적의 사업 파트너라고 판단한 것이다. 한화큐셀의 독일 기술혁신센터 고위 기술진들이 직접 현지 협상 전 과정에 참여해 제품의 품질과 우수성을 설명하고 이해시킨 점이 계약체결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

-2015년 큰 방향에서의 한화큐셀의 사업 전략은.

“태양광 시장은 지속적으로 두 자릿수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015년에도 미국과 중국 시장 중심으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셀 생산능력 3.28GW와 모듈 생산능력 3.4GW의 압도적 스케일과 차별화된 글로벌 생산 기반, 그리고 큐셀과 솔라원의 상호 보완적인 영업망을 통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선도 업체로 도약하는 게 목표이다. 이를 위해 규모의 경제를 활용한 원가 절감 및 수익성이 높은 다운스트림 시장 공략 강화를 통해 매출뿐 아니라 수익성 강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한화큐셀은 시장경쟁이 치열한 태양전지와 모듈생산 등의 사업 포트폴리오 외에 태양광발전소 건설ㆍ운영 통합 비즈니스 모델인 다운스트림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는데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

“태양광 발전소의 설계ㆍ자금조달ㆍ시공(EPC)역량 제고와 신규 시장 개발역량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라고 본다. 한화 큐셀은 확보한 EPC 역량을 바탕으로 각 지역별 네트워크 강화와 전문인력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태양광 산업을 주도할 시장(국가)이 어디라고 보며 이를 위한 한화큐셀의 시장 공략 전략은.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태양광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본다. 한화큐셀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 영업을 강화하고, 다각화된 생산 거점을 활용해 반덤핑 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 제품으로 시장 점유율 1위를 목표로 미국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더불어 일본과 유럽 등지에서 선도적이고 차별화된 시장입지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한화가 지금까지 태양광 사업에 적극적이지만, 재무적 부담이 크다. 한화큐셀은 물론 한화케미칼의 재무 상황과 향후 투자에 대한 장기 대책은 무엇인가.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의 통합을 계기로 실적개선을 유도해 자체 재무구조 개선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설비투자 시에도 솔라원의 보유현금 및 총차입금/총 영업활동 현금흐름(OCF), 장기 시설자금 차입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등 재무적 자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한화케미칼 또는 한화그룹의 재무영향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태양광 산업은 최근 4년간 보호주의 심화로 무역분쟁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한 한화큐셀의 대응 전략은.

“유럽과 미국이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면서 태양광 사업에 대한 자국 보호주의가 첨예화하고 있다. 보호주의는 기본적으로 경쟁을 제한해 전체 태양광 발전을 저해한다. 그러나 한화큐셀은 말레이시아와 유럽, 중국 등 생산기지가 다각화돼 있어 이 같은 규제에 얽매이지 않아 타 업체보다 기회 요인이 크다. 미국 넥스트에라에 1.5GW 규모의 모듈 공급 계약이 성사된 것도 결국 이 같은 요인 때문이다. 우리의 경쟁 상대인 3GW 이상 생산 규모를 보유한 중국업체들은 미국의 반덤핑 규제에 즉각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유가와 신재생에너지의 상관성은 낮지만 저유가가 지속되면 신재생에너지는 시장 성장을 위해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다. 저유가에 따른 사업 전략 방향은.

“석유는 주로 난방ㆍ연료ㆍ석유화학 제품용으로 사용되며 발전용은 5% 미만으로 유가와 태양광 산업의 상관관계는 제한적이다. 유가가 하락해도 신재생 에너지의 수요는 안정적인 증가가 예상되고, 태양광은 이미 일부 지역에서 보조금 없이 발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투자기관인 크레딧스위스에 따르면 전 세계 태양광 수요는 2013년 기준 40.3GW에서 2014년 47.3GW, 2015년 55.4GW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광 모듈 제작에 투입되는 원료ㆍ자재들에 대한 원가 절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에너지원으로 태양광의 경쟁력은 강화될 것이고 시장 확대 속도는 빨라 질 것으로 본다.”

-한화큐셀의 대주주 지분율이 94%인데, 향후 주주 정책과 지분율 방향성은.

“한화케미칼이 대주주인 현 구조를 유지할 계획이다. 대주주 지분율이 크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다양한 자본 창출이 이뤄질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적절한 의사결정을 하겠지만 어떠한 방법을 통하든 솔라 사업의 확대를 위해 활용될 것이다.”

장학만 선임기자 local@hk.co.kr

■한화큐셀의 SWOT 분석

▦강점(Strength)

-말레이시아에 있는 자동화 셀 생산 공장을 통해 원가 우위, 지역적 우위 보유함.

▦약점(Weakness)

-중국 셀 공장의 수익성 개선 폭 제한적일 수 있음.

-중국 기반의 한화솔라원과 말레이시아 기반의 한화큐셀 합병에 따른 시너지 확인 필요.

▦기회 요인(Opportunities)

-미국 전력회사로의 대규모 모듈 공급 발표에 따라 수요 강한 미국 시장 내 점유율 확대 예상.

-향후 다운스트림 사업 확장 가능성 높아 긍정적.

▦위기 요인(Threats)

-다운스트림 체인 확대를 위한 재무적 안정성 확보 필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