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고는 인천 야구 명문고다. 1989년과 1999년 두 차례 봉황대기 정상에 올랐다. 동산고가 배출한 대표적인 선수는 류현진(LA 다저스)이다. 류현진 이전에는 정민태(한화 코치) 송지만(넥센 코치) 송은범(한화) 이현승(두산) 등이 주축 선수로 활약하다 프로에 뛰어 들었다.
동산고는 좋은 포수를 배출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SK 주전 안방 마님 정상호, 고교 졸업 후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 간 최지만(시애틀 매리너스) 차세대 LG 거포로 주목 받고 있는 최승준이 모두 이 곳을 거쳐갔다. 정상호는 특히 고교 2학년 시절 봉황대기에서 트리플크라운(타율ㆍ홈런ㆍ타점 1위)을 달성하며 ‘초고교급 포수’로 이름을 떨쳤다. 2001년 SK가 그에게 안긴 4억5,000만원의 계약금은 아직도 깨지지 않은 역대 고졸 신인 야수 가운데 최고 금액이다.
제43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동산고와 경기고의 16강전이 열린 24일 춘천 의암구장. 동산고 포수 장범수(3년)가 원맨쇼를 펼쳤다. 이날 4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4타수 2안타에 4타점으로 팀의 14-1, 6회 콜드게임 승리에 앞장 섰다. 장범수는 15년 전 선배 정상호처럼 공수에서 펄펄 날았다.
장범수의 방망이는 첫 타석부터 폭발했다. 1회초 1사 1ㆍ3루에서 경기고 선발 조현석의 실투를 잡아 당겨 좌익수와 중견수 사이로 빠지는 싹쓸이 2루타로 결승 타점을 올렸다. 또 7-1로 앞선 6회에도 무사 2ㆍ3루에서 중전 적시타를 날려 4타점 경기를 완성했다. 키 180㎝ㆍ몸무게 85㎏의 장범수는 수비에서도 빼어난 활약을 했다. 안정적으로 투수를 리드하며 선발 최민섭(5이닝 1실점)과 두 번째 투수 김찬호(1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도왔다.
장범수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북일고와의 8강전에서도 팀 승리를 돕고 싶다”며 “올해 봉황대기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춘천=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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