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에 전력수요 60% 늘어나
단가 싼 화석에너지로 충당 예정
석탄화력발전소 18기 증설할 땐
중금속 등 위험물질 배출 위험성
"오염배출 적은 LNG로 대체해야"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을 주요 환경정책 목표로 삼고 있지만 2027년까지 적용되는 정부의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목표대로 시행될 경우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이 2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전단가가 싼 화석에너지를 이용한 석탄화력발전소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23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발표한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른 미래 대기질 영향과 대응을 위한 국제공동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7년 기준 발전소 등 에너지산업 부문에서 발생되는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이 2010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예측됐다.
오염물질별로는 일산화탄소가 2.4배, 질소산화물이 2.5배, 황산화물이 2.52배, 미세먼지(PM10)가 2.56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은 대기 중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발암물질인 초미세먼지(PM2.5)를 발생시킨다.
연구를 진행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대기환경연구실 심창섭 부연구위원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증가는 미래 전력수요를 맞추기 위해 2027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 18기(공기업 6기ㆍ민간 12기)를 신규 증설하기로 했기 때문”이라며 “화석연료 발전의 증가는 각종 대기오염 저감 정책에도 불구하고 국내 대기질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2013년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전력소비량이 매년 2.2%씩 늘어 2027년 전력수요(77만GWh)는 2012년보다 6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충당하기 위해 국민적 반대가 큰 원자력발전보다 발전단가가 싼 화석에너지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화석연료 의존도는 2012년 60% 수준에서 2027년 50%로 줄지만 전체 전력소비량이 증가하면서 화석에너지 사용량은 같은 기간 58% 늘어난다.
문제는 현재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중금속 등 각종 오염물질의 인체 유해성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대기 오염으로 인한 주민들의 조기사망 등 예상치 못한 추가 피해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심창섭 부연구위원은 “석탄화력발전소의 환경영향평가는 질소산화물, 미세먼지, 황산화물과 같은 일부 법정관리오염물질 위주로 이뤄져 환경비용을 제대로 측정했다고 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유럽 건강환경연합(HEAL)은 석탄화력발전이 온실가스 외에도 환경호르몬ㆍ중금속ㆍ포름알데히드 등 잠재 위험 물질을 배출한다고 위험성을 경고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까지 확정 짓기로 한 제7차 전력수급계획에 화석연료 사용 감축, 전력공급 효율화, 전력 수요 감소 방안 등을 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 처장은 “에너지 과소비를 부추기는 값싼 전기요금을 현실화하고 그에 따른 추가 세금을 신재생에너지에 투입해 화력연료 발전 비중을 줄이는 선순환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심 부연구위원은 “선진국에선 석탄화력발전이 퇴출되는 분위기”라며 “단기간에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율을 높일 수 없기 때문에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액화천연가스(LNG)로 석탄을 대체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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