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원료 선정·검사기법에 문제"
소비자원 "논리적으로 하자 없어"
식약처, 같은 공장 샘플 재조사 나서
코스닥 시장까지 뒤흔들고 있는 ‘가짜 백수오’ 파문이 업체와 한국소비자원의 진실 공방으로 치닫고 있다.
논란의 시작은 22일 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 중인 백수오 제품 32개 가운데 진짜 백수오로만 만들어진 제품은 3개에 불과하다고 발표하면서부터다. 소비자원은 32개 제품 중 제조공정상 DNA 확인이 불가능한 6개 제품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내츄럴엔도텍(엔도텍)의 이천공장을 찾아가 그곳에 보관된 백수오 원료를 수거, 시험 검사를 했다. 이렇게 수거한 엔도텍 백수오 원료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는 것이 소비자원의 결론이다. 이엽우피소는 백수오의 먼 친척뻘 되는 식물이지만 인체에 유해하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식품원료로 사용이 금지된 작물이다. 전날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코스닥 상장사인 엔도텍은 직격탄을 맞았고, 이를 계기로 코스닥도 거래대금이 역대 최고를 기록할 정도로 널을 뛰었다.
그러자 전날 소비자원을 상대로 민사소송 및 형사 고소를 제기한 엔도텍은 보도자료를 내고 소비자원 발표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주된 취지는 소비자원이 지난달 26일 수거해 분석한 원료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미 지난 2월 정기 검사 과정에서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린 제품이라는 것. 양창숙 식약처 건강기능식품정책과장도 23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엔도텍 주장대로)당시 검사 결과 백수오 성분으로 확인됐고 이엽우피소는 검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반박에 나선 소비자원은 “수십 톤의 백수오가 쌓여있는 창고에서 일부를 채취해 검사했기 때문에 식약처의 검사 결과와 다르다고 논리적 하자가 있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양창숙 과장도 “어떤 제품을 수거하느냐에 따라 검사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소비자원의 주장을 옹호했다.
검사 기법에 대한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엔도텍 측은 “소비자원은 한달 이상 걸리는 유전자 검사(PCR)를 불과 며칠 만에 마쳤다고 발표했다”면서 소비자원의 검사 방식을 신뢰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하정철 소비자원 식의약안전팀장은 “유전자 검사는 5시간 만에 할 수 있다”면서 “이번 검사는 소비자원과 외부 공인시험기관이 식약처 방식과, 농림축산식품부 방식으로 동시에 진행해 과학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식약처는 논란이 계속됨에 따라 다시 이천공장에서 샘플을 채취에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식약처 재검사 결과 이엽우피소가 검출될 경우 논란은 종식될 전망이다. 그러나 식약처의 검사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을 경우 얘기가 복잡해진다. 식약처의 재조사도 전수조사가 아닌 샘플조사에 불과해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는다고 해도 소비자원의 결과를 완전히 반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양창숙 과장은 “정부가 전량 검사를 하는 것은 (현실 여건상)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경우 소비자원의 수사 의뢰를 받은 검찰 조사를 통해 결국 판가름 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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