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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겹 악재… '경제 버팀목' 수출이 위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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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겹 악재… '경제 버팀목' 수출이 위태롭다

입력
2015.04.2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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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ㆍ엔 환율 한때 900원 붕괴

성장률도 4분기 연속 0%대

작년 기업 매출 증가율 -1.5%

"올해 3%대 성장 불투명" 관측도

원ㆍ엔 환율은 급락/2015-04-23(한국일보)
원ㆍ엔 환율은 급락/2015-04-23(한국일보)

우리 경제의 심장, 수출이 위태롭다. 겹겹의 악재 속에 수출이 제자리 걸음을 하거나 뒷걸음질치길 거듭하고 있다. 이 여파로 성장률은 4분기 연속 0%대에 머물렀고, 기업 실적은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추락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리 기업의 수출경쟁력과 직결된 원ㆍ엔 환율은 가파른 하락세(원화 강세) 속에 7년여 만에 100엔당 900원 아래로 내려앉았다. 일각에선 올해 3%대 성장조차 불투명해졌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15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수출 증가율(전분기 대비)은 0%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0.4%)에 이어 수출 증가율이 두 분기 연속 0%대에 머물며 제자리걸음을 한 것이다. 지난해 4분기 0.2%포인트에 그쳤던 수출의 성장기여도 역시 0%포인트로 떨어졌다.

수출은 지난해 3분기 마이너스 성장(-1.7%)을 한 데 이어 4분기 0.4%, 그리고 올 1분기 0% 증가에 그치는 등 최근 들어 급격한 난조를 보이고 있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이 내수 중심 성장정책을 구사하며 가공무역 및 중계무역 실적이 나빠지고, 유가 하락으로 수출제품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원화가 달러 등 주요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며 우리 기업이 실제 손에 쥐는 원화 환산 수출대금 규모가 줄어든 것도 악재다.

주택경기 부양책에 힘입은 건설투자 정도를 제외하면 여전히 부진한 내수에 이어 수출마저 내리막을 걸으며 우리 경제의 성장 박동이 잦아드는 형국이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8%를 기록,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던 지난해 2분기 이래 네 분기 연속 0%대 성장에 머물렀다. 지난해 통계개편에 따른 성장률 상승 효과를 배제할 경우 0%대 성장률은 2013년 4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 진행 중이다.

기업 실적 역시 악화일로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기업경영분석(속보)’에 따르면 상장법인 및 비상장 주요기업 1,731개의 지난해 매출액 증가율은 -1.5%로 뒷걸음질쳤다.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래 가장 큰 매출액 감소폭이다. 전기ㆍ전자(-7.3%), 조선(-1.7%) 등 수출 기업이 많은 산업의 매출액 감소폭이 특히 컸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이들 수출산업을 중심으로 전년(4.7%)보다 0.4%포인트 떨어진 4.3%로 하락, 역시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보였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교역 전반이 부진한 데다가, 그나마도 각국이 내수, 서비스 중심으로 성장을 하면서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상가상으로 원ㆍ엔 재정환율은 이날 서울 외환시장 개장 직전 100엔당 899.67원(오전 8시22분)까지 떨어졌다. 원ㆍ엔 환율이 900원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08년 2월 이래 7년 2개월 만이다. 최대 수출경합국인 일본의 공격적인 엔저(低)정책에 밀려 우리의 수출경쟁력이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원ㆍ엔 환율이 연평균 100엔당 900원 선으로 내려갈 경우 우리나라 총수출은 전년보다 8.8%가량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김진주기자 pearlkim7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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