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김상우 감독에 지휘봉… 7개 팀 중 5개 팀에 삼성 출신
철두철미한 선수 관리, 우승 DNA, 혹독한 연습량, 프론트와 독립적인 관계 유지…. 프로배구에서 ‘삼성 스타일’이라고 일컬어지는 것들이다.
공교롭게도 프로배구 남자부 7개 구단 가운데 5명의 사령탑이 ‘삼성맨’들로 채워졌다. 신치용(60) 삼성화재 감독으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고 청출어람을 실천한 김세진(41) OK저축은행 감독, 현대캐피탈의 복권을 노리는 최태웅(39) 감독, 삼성화재 코치 출신 신영철(51) 한국전력 감독까지 모두 한 때 신치용의 삼성화재에 몸 담았던 이들이다. 이쯤 되면 거대기업 삼성의 후광이 배구판에서도 통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여기에 우리카드가 22일 KBSN 해설위원이자 성균관대 감독인 김상우(42)에게 지휘봉을 맡기면서 2015~16시즌은 ‘삼성 스타일’이 주요 화두가 될 전망이다.
최하위 성적과 구단 운영의 어려움을 모두 짊어진 우리카드는 김 감독의 선임으로 새출발을 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각 구단을 객관적, 종합적으로 바라보는 해설위원의 경험과 2010~12년 LIG손해보험을 지도했던 김 감독의 이력이 주효했지만 역시 ‘삼성화재 출신’이라는 점이 한 몫 했다는 것이 구단의 설명이다. 오랜 기간 우승팀에 몸 담으면서 익힌 경험과 습관이 어디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김 감독 역시 “지도자로서 삼성화재 출신이라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선수 생활을 제대로 했고, 단체 생활에서도 위계 질서를 지킬 줄 아는 사람으로 인정해주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우승을 해 봤다’는 경력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편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사령탑들은 각자 자기만의 삼성 색깔을 낼 전망이다. 삼성화재의 문화를 그대로 답습하기 보다는 젊은 감독들답게 자기만의 리더십을 개척할 가능성이 크다. 김세진 감독은 기본과 원칙을 지키면서도 젊은 선수들의 개성과 자유를 인정해주는 ‘형님 리더십’으로 신생팀의 색깔을 만들었다. ‘학구파’로 실제 배구 박사를 딴 최태웅 감독은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경험을 융합해 독창적인 배구를 하겠다는 야심이다. 김상우 감독 역시 어려운 상황에서 지휘봉을 잡은 만큼 팀을 완전히 재정비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와 더불어‘포스트 신치용’에 맞서면서 동시에 챔피언 자리를 되찾아야 하는 신치용 감독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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