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대 회사돈을 빼돌리고 해외도박판에서 800만 달러를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장세주(62) 동국제강 회장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한동훈)는 23일 장 회장에 대해 회사자금 200억원을 빼내 그 중 상당액을 도박에 사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상습도박)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장 회장은 계열사에 100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장 회장은 최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벨라지오 호텔 카지노 등에서 800만 달러 상당의 돈을 도박에 사용했고, 그 중 절반 가량은 회사 자금을 이용했다. 장 회장이 동국제강 협력업체와 무자료 거래 등을 하면서 대금을 부풀려 횡령한 금액은 200억원 대에 달했다. 특히 미국법인 동국인터내셔널(DKI)을 통한 해외거래에서 빼돌린 돈으로 도박자금을 충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회장이 부실 계열사 지분을 우량 계열사에 넘기거나, 계열사들이 배당을 포기하도록 해 사주 측 배당금 액수를 높이는 수법으로 회사에 100억원대 손해를 입힌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은 “이번에는 비난 가능성이 높고 죄질이 나쁜 혐의를 구속영장에 기록했다”고 말해, 장 회장의 횡령ㆍ배임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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