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아이가 자연스럽게 공부에 흥미를 가졌으면 하는데, 동기부여를 해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너는 장래희망이 외교관이니까 국어와 영어를 잘 해야 돼”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아이의 꿈과 과정을 연관 지어 설명하기 어렵네요. 아이에게 어떻게 동기부여를 해줘야 할까요?
A. 어린 아이가 미래를 염두에 두고 스스로 공부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동기와 아이들이 생각하는 동기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이 아이에게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말할 때, 보통 공부를 잘 해서 얻을 수 있는 결과나 그로 인해 바뀔 미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먼 미래에 대한 달콤한 말은 아이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먼 나라 이야기일 뿐입니다. 때문에 보다 직접적인 동기부여가 필요합니다.
학교에서 여러 명의 친구와 공부하다 보면 아이들은 자연스레 경쟁구도에 놓이게 되고, 스스로 자신이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생존본능을 갖게 됩니다. 아이들로 하여금 경쟁을 유발하는 것을 권장하지는 않지만 이를 잘만 활용하면 능동성과 주체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
특히 초등 시기에는 무언가를 하고 싶은 동기가 주로 친구를 통해 만들어지는데,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엄마가 아무리 어르고 달래도 책상 앞에 앉지 않던 아이들이 친구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나서는 책을 펼치기도 합니다. 친구와 숙제를 하거나 같은 주제를 놓고 탐구해보는 등 함께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
이때 부모들이 흔히 하는 실수가 친구와의 비교입니다. “저 친구는 너보다 공부 잘 해?”, “똑같이 공부하는데 넌 왜 친구보다 점수가 안 좋니?” 등과 같은 질문은 아이에게 상처를 주기 마련입니다. 경쟁심리를 학습에 대한 동기부여에 이용하고 싶다면 다른 방법을 선택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시기 아이들은 배우는 역할보다 가르치는 역할에 흥미를 가집니다. 짝을 지어 서로에게 가르치도록 해보세요. 이 경우 자신이 친구를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에 가르치는 내용에 더욱 집중하게 되고, 같은 눈높이에서 가르칠 수 있어 배우는 친구도 이해가 쉽습니다. 역할을 바꿔도 집중도는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이러한 역할놀이는 학습 내용이 오래 기억된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눈과 귀로만 배우는 것보다 말하고 행동하며 습득하는 지식이 뇌에 깊이 저장되기 때문입니다.
친구와의 경쟁을 통한 학습이 효과적이기는 하지만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이럴 때는 온라인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입니다. 최근 구글과 MS, 네이버 등 IT기업에서 여러 명이 함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협동과 경쟁을 통해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좋은 도구이지요. 또 ‘베플워즈’ 같은 게임형 모바일 학습앱을 활용해도 친구와 실시간 경쟁을 하면서 단어를 학습할 수 있습니다. 게임형 학습앱은 놀이와 학습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학부모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행동의 변화는, 변화의 필요성을 스스로 깨닫거나 변화 자체에 대한 흥미를 느낄 때 가능합니다. 친구만큼 하고 싶고, 친구와 함께 하고 싶은 아이들의 작은 소망을 학습에 대한 동기부여로 이어주는 것은 이제 어른들의 몫입니다.
윤선생(www.yoons.com) 국제영어교육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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