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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왕국 넥센… 그래도 만만찮은 '잇몸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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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왕국 넥센… 그래도 만만찮은 '잇몸 야구'

입력
2015.04.2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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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건창ㆍ이택근… 잇따른 공백에도 든든한 백업으로 고비 마다 버티기

유한준(넥센)이 21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전 3회초 슬라이딩 캐치를 하던 도중 부상을 당해 그라운드 밖으로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유한준(넥센)이 21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전 3회초 슬라이딩 캐치를 하던 도중 부상을 당해 그라운드 밖으로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가 없어도 잇몸으로 버틴다. 넥센의 '잇몸야구'가 만만치 않다.

넥센에게 올 4월은 '시련의 계절'이다. 개막하자마자 주축 선수들이 줄부상으로 이탈하며 여러 공백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리드오프 서건창은 무릎 인대 파열로 전력에서 빠졌고, 이택근은 허리 통증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김민성은 발목 부상을 당했다가 12일 만인 지난 17일 KIA전에서야 복귀했다. 이렇다 보니 베스트 라인업은 몇 번 내보지도 못했다.

여기에 또 한 번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21일 두산전에서는 외야수 유한준이 수비 중 슬라이딩 캐치를 하다 무릎 인대 파열이 의심돼 교체됐다. 이쯤 되면 지켜보는 사람도 마음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 정밀 검진 결과 이상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22일 목동 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염경엽 넥센 감독은 "한준이는 3개월 이탈 걱정도 했는데 3일 정도만 쉬면 될 것 같다"며 "가장 물오른 타자가 빠졌다. 그래도 천만다행이다.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2년 말 사령탑에 오른 염 감독에게도 이번 봄은 더 힘들 수밖에 없다. 그가 부임한 후 주전 선수가 부상으로 한 달 이상 엔트리에서 제외된 적은 지난 2년간 두 번 있었다. 2013년 서건창이 6월26일 오른쪽 세 번째 발가락 골절로 말소됐다가 8월24일 복귀했다. 2014년에는 조상우가 5월16일 무릎 인대 파열로 엔트리에서 빠졌다가 7월8일 1군에 등록됐다. 이 밖에 다른 선수들이 열흘 정도 엔트리에서 빠진 적은 있지만 이렇게 동시에 여러 명이 빠져나간 것은 처음이다.

염경엽 감독은 "이제 선수들이 펜스에 부딪히는 것만 봐도 가슴이 덜컥 한다"며 씁쓸해했다. 그만큼 더 이상의 선수 이탈은 팀의 운명까지 좌우할 수 있는 위기에 몰려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위기 속에서도 넥센은 그대로 무너지지 않고 '강팀'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박헌도와 고종욱, 문우람, 김지수 등은 주전 선수들의 공백을 메워가면서 타선의 힘을 되살리고 있다. 지난해 '핵타선'으로 불렸던 라인업과 비교해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져나갔음에도 상대팀으로선 여전히 까다로운 팀이다. 두산의 한 선수는 넥센의 새 라인업을 보고 "그래도 쉬운 곳이 없다. 쉬어갈 곳이 어디 있나"라며 답답해했다. 이번 고비를 넘기고 나면 팀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다. 염경엽 감독은 "지금은 승부할 때가 아니라 버틸 때다. 잘 버티다가 우리 전력이 다 돌아오고, 싸울 수 있는 상황이 오면 승부를 하겠다"고 말했다.

목동=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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