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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기계’의 삶, 이제야 벗어난 시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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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기계’의 삶, 이제야 벗어난 시츄

입력
2015.04.2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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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모견으로 살다 새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주황이. 카라 제공
종모견으로 살다 새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주황이. 카라 제공

저(주황·암컷·6세)는 종모견(種母犬)이었습니다. 모견이란 마치 ‘출산 기계’처럼, 내다 팔릴 새끼를 끊임없이 낳는 개를 말합니다. 경기 하남시 한 번식장에서 새끼를 갖고 낳고 빼앗기고를 수도 없이 반복해 오다 지난달 동물보호단체 카라로 오게 되었습니다.

(▶모견 관련 참고기사: 공장서 찍어내듯 출산... 학대 받는 어미견들, ‘출산 기계’ 비극적 삶 마감한 상근이)

번식장에서는 바닥에서 뜬 철제 장에 갇혀 인형을 찍어내듯 새끼들만 낳았습니다. 옆에 친구들도 힘들었는지 쉴새 없이 짖어댔지요.

그 여파일까요. 지금 제 몸 상태는 그리 좋지 못합니다. 계속 움직이지를 못했기 때문에 몸은 퉁퉁 부었고, 발바닥과 엉덩이도 변형된 상태에요. 또 갑상선 기능저하증도 있고 현재 외이염과 피부병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종모견으로 철장에 갇혀 새끼만 낳다보니 엉덩이와 발이 변형되어 있는 주황이. 카라 제공
종모견으로 철장에 갇혀 새끼만 낳다보니 엉덩이와 발이 변형되어 있는 주황이. 카라 제공

사실 전 시츄치고는 몸무게가 적게 나갑니다. 보통 친구들은 6㎏가 넘어가는 경우도 많은데 전 4㎏로 덩치가 좀 작아요. 그동안 무리하게 새끼를 낳았고 더 이상 새끼를 낳지 못하는 ‘폐견’이 된 이후로 사료도 제대로 먹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지금은 잘 먹어서 체중이 점점 늘고 있어요. 아픈 곳은 많지만 성격은 활발하다는 얘길 많이 듣습니다. 먼저 예쁘다 하면 발라당 누워버리는 게 특기고요, 제가 오랜 시간 갇혀 지냈기 때문에 갇혀있는 것보단 새로운 것을 알아보는 걸 더 좋아해요.

종모견으로 살다 새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주황이. 카라 제공
종모견으로 살다 새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주황이. 카라 제공

제가 임시부모님을 만나게 되거나 새로운 가족을 만나게 되더라도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는 필요하다고 해요. 철장에만 갇혀 있던 제게 땅을 밟아보고 푸른 하늘을 보게 해줄 가족 분들 어디 안 계세요?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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