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황·암컷·6세)는 종모견(種母犬)이었습니다. 모견이란 마치 ‘출산 기계’처럼, 내다 팔릴 새끼를 끊임없이 낳는 개를 말합니다. 경기 하남시 한 번식장에서 새끼를 갖고 낳고 빼앗기고를 수도 없이 반복해 오다 지난달 동물보호단체 카라로 오게 되었습니다.
(▶모견 관련 참고기사: 공장서 찍어내듯 출산... 학대 받는 어미견들, ‘출산 기계’ 비극적 삶 마감한 상근이)
번식장에서는 바닥에서 뜬 철제 장에 갇혀 인형을 찍어내듯 새끼들만 낳았습니다. 옆에 친구들도 힘들었는지 쉴새 없이 짖어댔지요.
그 여파일까요. 지금 제 몸 상태는 그리 좋지 못합니다. 계속 움직이지를 못했기 때문에 몸은 퉁퉁 부었고, 발바닥과 엉덩이도 변형된 상태에요. 또 갑상선 기능저하증도 있고 현재 외이염과 피부병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사실 전 시츄치고는 몸무게가 적게 나갑니다. 보통 친구들은 6㎏가 넘어가는 경우도 많은데 전 4㎏로 덩치가 좀 작아요. 그동안 무리하게 새끼를 낳았고 더 이상 새끼를 낳지 못하는 ‘폐견’이 된 이후로 사료도 제대로 먹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지금은 잘 먹어서 체중이 점점 늘고 있어요. 아픈 곳은 많지만 성격은 활발하다는 얘길 많이 듣습니다. 먼저 예쁘다 하면 발라당 누워버리는 게 특기고요, 제가 오랜 시간 갇혀 지냈기 때문에 갇혀있는 것보단 새로운 것을 알아보는 걸 더 좋아해요.
제가 임시부모님을 만나게 되거나 새로운 가족을 만나게 되더라도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는 필요하다고 해요. 철장에만 갇혀 있던 제게 땅을 밟아보고 푸른 하늘을 보게 해줄 가족 분들 어디 안 계세요?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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