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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88둥이 투수’ 4번째 성공작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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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88둥이 투수’ 4번째 성공작 될까

입력
2015.04.2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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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롯데 제공)
이상화(롯데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기자] 양현종(동성고) 김광현(안산공고) 임태훈(서울고) 이용찬(장충고) 이재곤(경남고) 이웅한(공주고)…. 지난 2006년 9월17일부터 27일까지 쿠바에서 열린 제22회 세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 국가대표 투수진의 명단이다. 허세환 광주일고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이종운 경남고 감독, 홍상욱 성남서고 감독이 코치를 맡은 우리나라는 막강한 마운드를 앞세워 이 대회 통산 4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당시 18명의 엔트리에는 투수 한 명이 더 있었다. 경남고 3학년 오른손 투수 88년생 이상화(27)가 주인공이다. 이상화는 이재곤과 더불어 경남고 원투 펀치로 이름을 떨쳤고 대표팀에서도 불펜을 책임지며 우승에 힘을 보탰다. 롯데도 이 같은 활약에 2007년 1차 지명으로 이상화를 영입하며 2억원의 계약금을 안겼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2014시즌까지 그의 성적은 볼품 없었다. 1군에서 출전한 경기수는 고작 26경기, 3승6패와 6.38이라는 높은 평균자책점을 남긴 채 주로 2군에서 머물렀다. 그러는 사이, 대표팀 동기들은 잘 나갔다. 양현종 김광현이 ‘88 둥이’의 얼굴 마담으로 우뚝 섰고 지난 시즌이 끝난 뒤에는 나란히 해외 진출을 추진하기도 했다. 군입대한 이용찬(상무)도 2009년 세이브왕에 오르며 두산의 주축 선수로 자리 잡았다.

8년 간의 길고 긴 무명 생활. 마침내 이상화가 자신의 이름 석자를 알리고 있다. 이상화는 22일 광주 KIA전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을 5피안타 2실점으로 틀어 막고 2승(1패)째를 거뒀다. 아울러 지난 시즌을 포함해 원정에서 3연패 중이었지만, 승리와 함께 자신의 한 경기 최다 이닝 기록도 갈아치웠다. 종전 이상화의 최다 이닝은 2009년 5월12일 사직 삼성전에서의 6이닝(2실점)이다.

안방마님 강민호는 “이상화의 최고 무기는 제구력이다. 볼넷이 적어 좀처럼 위기에 몰리지 않는다”며 “직구 스피드가 그리 빠르지 않아 상대 타자들이 변화구만 노리고 있다. 그럴 때 공격적으로 던지면 타자들이 당황한다. 몸쪽 승부를 할 줄 아는 투수”라고 박수를 보냈다. 다음은 이상화와의 일문일답.

-팀 연패를 끊었고 2연승이다. 소감은.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큰 욕심 없이 한 타자 한 타자에 집중했다. 누가 나에게 연패를 끊어달라고 주문하는 것도 아니고, 난 그리 대단한 투수도 아니다. 오늘은 퀄리티스타트만 한다는 생각으로 공을 던졌다. 2연승이라…별 느낌은 없다. 그 동안 승리 투수가 된 적이 별로 없기 때문에 특별할 뿐이다."

-개인 최다 이닝을 넘겼는데.

“우리 불펜 투수들이 등판 횟수도 많았고 힘든 상황이라 최대한 오래 던지고 싶었다. 이닝이 거듭될 수록 구위가 떨어지지 않아 참 다행이었다. 7회 마운드에 올랐을 때도 직구가 142~3㎞가 찍혀 스스로도 놀렸다. 무조건 버티자고 마음먹었다.

-공교롭게 수요일에만 등판하고 있다. (이상화는 1일, 8일, 15일, 22일 등판했다. 일각에서는 휴식 시간이 길수록 컨디션 조절이 힘들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한다)

“무조건 팀 퍼스트다. 나보다 잘 던지는 투수들이 먼저 나가는 게 당연하다. 몇 차례 우천 취소가 되면서 등판 순서가 밀린다는 걸 알고 있었다. 수요일만 나간다고 해서 공 던지는 데 어려움이 있거나 하는 건 아니다.”

-제구가 참 좋다. 기술적인 변화가 있었나.

“신인 때부터 상체 위주의 피칭을 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래서 투구폼을 바꿨고 이제는 하체를 많이 쓰려고 한다. 그러면서 팔이 아픈 것도 덜하고 공 끝도 좋아진 것 같다.”

-88둥이 김광현 양현종을 보면서 어떤 기분이 드나. 자극도 받을 거 같은데.

“솔직히 그런 건 없다. 워낙 친한 친구들이고 두산 김강이 리더 역할을 잘 해줘서 싸울 일도 없다. 다만 팀 내 동갑내기인 손아섭(당시 국가대표는 아님)을 보면서 느끼는 게 많았다. (손)아섭이는 승부욕도 남다르고 야구에 대한 열정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광주=함태수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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