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기자] 이번엔 서재응(38ㆍKIA) 차례다.
서재응은 이변이 없는 한 24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한다. 시즌 첫 출격이다. 김기태 KIA 감독도 지난 21일 “이번 주말 두산과의 3연전 중 한 경기에 서재응이 선발 등판한다”고 밝혔다. 그는 엔트리에만 이름이 없을 뿐, 이미 1군에 합류해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 겨울 햄스트링 부상으로 괌 재활조에서 스프링캠프를 대신했던 서재응은 퓨처스리그 3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53으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4~5 선발이 마땅치 않은 KIA로선 서재응의 호투가 간절하다. 시범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임기준, 문경찬이 1군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선발 자원 임준혁 김병현의 복귀까지도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
서재응 개인적으로 봐도 명예회복이 필요하다. 지난해 16경기에서 승수 없이 2패에 6.40의 평균자책점을 찍었고, 가장 최근 선발승도 2013년 8월9일 마산 창원전(7이닝 1실점)이다. 올 시즌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뛰고 있는만큼 첫 스타트를 잘 끊어야 한다.
손민한(40ㆍNC) 송신영(38ㆍ넥센)의 선전은 긍정적인 자극제가 될 전망이다. 손민한은 22일 현재 4경기에 등판해 2승2패 4.24의 평균자책점을 거두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고 있다. 지난 17일 대전 한화전에서 4⅓이닝 6실점하며 평균자책점이 치솟았을 뿐, 나머지 3경기에서는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에 성공했다. 에릭, 해커 등 팀 내 외국인 투수들보다 안정적이다.
두산 오재원은 손민한에 대해 “단순히 제구만 좋은 것이 아니다. 완급 조절까지 해 정타를 때려내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손민한 선배를 보면서 야구는 역시 스피드가 전분가 아니란 걸 새삼 느끼고 있다. 공이 좌우, 위 아래로 왔다 갔다 한다”고 말했다.
손민한은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 가운데 이닝당 투구수가 13.8개로 이 부문 1위다. 앞서 3차례 퀄리티 스타트를 하는 동안에도 90개의 투구수를 넘긴 적이 없다. 김원형 SK 투수 코치는 A급 투수의 기본 요건에 대해 “위력적인 구위와 1이닝 당 15개 이하의 투구수”라고 말한 적이 있다. “(김)광현이가 더 좋은 투수가 되기 위해서는 공 개수를 줄일 필요가 있다. 그래야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고 밝히는 와중에 나온 설명이었다. 손민한은 이를 뛰어 넘어 3개의 아웃카운트를 잡는 동안 14개도 채 던지지 않는다. 김경문 NC 감독이 “경기를 어떻게 풀어가는 지 안다. 보는 사람이 참 편하다”고 극찬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
송신영도 지난 19일 광주 KIA전에서 6⅔이닝 1실점으로 무려 3,200일 만에 승리 투수가 됐다. 손민한과 마찬가지로 오랜 프로 생활 동안 쌓은 노하우를 십분 발휘해 어렵지 않게 타자들을 처리했다. 그는 “지난해 부진해 은퇴까지도 생각했다.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고 마운드에 서는 게 무서웠다”고 했지만, 이날만큼은 두려움 없이 공을 뿌렸다.
송신영은 최고 시속 144㎞의 직구를 던지면서도 때로는 136㎞까지 떨어뜨려 재미를 봤다.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등 변화구의 제구도 일품이었다. 지난해까지 불펜 투수로 활약하던 베테랑 투수의 재발견. 염경엽 넥센 감독은 “승리조를 투입할 수 없는 경기에서 송신영이 최고의 활약을 했다”고 엄지를 치켜 들었다.
그리고 이제는 서재응 차례다. 서재응마저 호투한다면 ‘베테랑 S 트리오’가 시즌 초반 리그를 지배하는 흥미로운 키워드가 될 것이다.
광주=함태수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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