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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훈풍에도 알짜 단지에만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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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훈풍에도 알짜 단지에만 몰렸다

입력
2015.04.2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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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81개 단지 중 23곳 미달

수도권도 30%가 미달돼 부진

경쟁률 톱10에 지방이 7곳

#. 결과1. 청약 성공 58곳 vs 미달 23곳

#. 결과2. 청약경쟁률 176.3대 1(울산 약사 더샵) vs 청약 0(전남 영암 삼호 대불렉시안)

#. 결과3. 청약경쟁률 톱10 중 지방 7곳 vs 수도권 3곳

청약 시장의 중간 성적표가 나왔다. 부동산 시장 훈풍을 타고 건설사들이 공격적으로 분양 물량을 쏟아냈던 최근 2개월여 간 견본주택은 열었다 하면 발 디딜 틈 없이 꽉 찼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단지 10곳 중 3곳은 미달됐다. 입지 등에 따라 청약시장은 ‘흥행’과 ‘쪽박’으로 극명하게 갈렸다. 또 청약 평균 경쟁률 상위 10곳 가운데 7곳이 지방에서 나오는 등 ‘지방 쏠림’ 현상도 두드러졌다.

2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3월 1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아파트 청약(1~2순위)을 마무리한 전국 81개 단지 가운데 23개 단지(28.4%)가 순위 내 마감하는데 실패했다. 이 기간은 분양 물량(3월 2만6,746가구, 4월 7만6,540가구)이 동월 기준으로 각각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시기다. 분양 타이밍을 중시하는 건설사들이 일제히 청약에 나섰다는 건 그만큼 성공적인 분양에 자신감이 있었다는 얘기인데,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셈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총 33개 단지 중 10개 단지(30.3%)에서 미달됐다. 특히 수도권 물량의 70%(23개 단지)를 차지한 경기에서 미달(8개단지ㆍ34.8%)이 많았다. 서울은 6곳 중 1곳, 인천은 4곳 중 1곳에서 각각 미달됐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전남ㆍ전북의 미달률(70%)이 가장 높았고, 제주(66.7%), 경남ㆍ경북(25%)이 뒤를 이었다.

봄 청약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입지에 따라 아파트에 대한 호불호가 분명하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인기가 많은 아파트는 평균 경쟁률이 100대 1을 쉽게 넘었지만, 관심 밖인 곳은 단 한 명도 청약에 나서지 않았다. 대표적인 곳이 엔에스종합건설이 전남 영암에서 내놓은 ‘삼호 대불렉시안’ 임대 아파트. 전용면적 69㎡ 190가구를 모집하는데 2순위까지 단 한 명도 신청하지 않는 ‘청약 제로’를 기록했다. 일반분양 중에선 경기 화성의 ‘병점역 양우 내안애’ 아파트가 0.058대 1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건설사측은 저렴한 분양가(3.3㎡당 900만원대)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개발, 복합행정타운 건설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홍보했지만 수요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실패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2월 말 청약 1순위 자격 완화, 3월 금리 인하, 4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폐지 효과 등으로 청약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지만 인기 좋은 단지로만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며 “실수요자든 투자자들이든 불확실한 개발 호재보다는 학교, 편의시설 등이 잘 갖춰지고 당장 입주해도 살기 좋은 곳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울산 중구 약사동의 ‘약사더샵’(176.3대 1), 광주 북구의 ‘용봉동 아델리움 인 비엔날레’(116.3대 1) 등은 평균 청약율이 100대 1을 넘었다.

또한 눈여겨볼 것은 청약광풍이 휘몰아친 상위 10곳 중 7곳이 광주(3곳), 울산(2곳), 경북(1곳), 부산(1곳) 등 지방에 몰려있다는 점이다. 특히 울산(3곳)과 광주(4곳), 부산(4곳)은 모든 분양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거품 경고도 적지 않다. 특히 지방의 경우 최근 5년간 집값 상승률이 수도권을 크게 웃도는 상황에서 지금처럼 과열 상태로 분양이 이뤄질 경우 거품 붕괴로 발이 묶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워낙 많은 물량이 비슷한 시기에 한꺼번에 몰리고 있는 탓에 과잉 공급으로 인해 2, 3년 후 입주 시기 때 거품이 꺼지면 프리미엄은커녕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경고도 많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도 “2, 3년 뒤 입주시기에 시장이 어떻게 변할 지 알 수 없는 만큼 투기적 접근 보다는 자기 자본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에서 조건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청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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