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최고점을 갈아치우던 코스닥지수가 이름도 생소한 건강식품 ‘백수오’ 쇼크에 급락세로 돌변하며 한때 패닉에 빠졌다. 개별 종목의 악재가 언제라도 전체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는 코스닥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22일 코스닥시장에서 코스닥지수는 오후 2시 7분께 5.40% 하락한 675.95까지 떨어졌다. 오전까지만 해도 720선을 돌파하며 오름세로 순조롭게 출발한 코스닥이 갑작스레 고꾸라진 건 시중에 유통중인 백수오 제품 중 상당수가 ‘가짜’라는 한국소비자원의 발표 때문이었다.
소비자원은 이날 “32개 백수오 제품의 원료 진위여부를 조사한 결과 실제 백수오를 원료로 사용한 제품은 3개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백수오는 갱년기장애 개선 등의 효과가 알려진 식물성 원료다.
소비자원 발표 직후 백수오 등의 복합추출물을 공급하는 내츄럴엔도텍 주가는 직격타를 맞았다.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차익실현 매물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주가가 하한가를 쳤고, 거래량도 급증해 이날 하루만 평소의 4배가 넘는 177만9,045주가 거래됐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2위인 대형주 내츄럴엔도텍이 급격히 떨어지자 이에 대한 불안감이 코스닥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며 코스닥지수도 동반 하락했다. 하지만 이후 시장은 안정을 되찾았고 전날보다 11.18포인트(1.56%) 내린 703.34로 장을 마쳤다.
이재훈 미래에셋증원 연구원은 “주가가 회복되긴 했지만 개별 종목의 악재가 시장전체로 순식간에 퍼질 정도로 시장 체력이 약함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불안감 확산으로 코스닥시장이 잠시 위축되기는 했으나 다시 700선을 넘기며 올라왔기 때문에 곧 충분히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츄럴엔도텍은 이날 소비자원의 조사 결과에 반발하며 소비자원을 상대로 민ㆍ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김진주기자 pearlkim7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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