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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데이비드 에드먼즈는 저 뚱뚱한 남자를 죽이겠습니까?(석기용 옮김, 이마)라는 책에서 도덕철학 분야의 다양한 사유 실험 사례를 소개했는데, 이런 것도 있다.
조난당한 두 대의 보트를 두고 단 한 번의 구조 기회가 있다고 할 때, 피험자 절대 다수가 낯선 5명이 탄 보트보다 자국민 등 옅게라도 인연이 있는 1명의 보트를 구하려 했다는 것이다. 타인 5명의 목숨보다 가까운 1명 목숨을 더 챙겼다는 건 합리적이지도 않고 윤리적이지도 않다. 학자들은 수렵 채집 시절부터 인간의 뇌가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지척의 소집단에 더 애착을 가지도록 진화해 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자연스럽고 당연해 보일지 모르지만 결코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19일 난민선이 전복되면서 700여 명이 숨지는 참사가 났고, 구조된 27명이 시칠리 미네오수용소에 수용됐다. 카메라를 의식한 한 수용자가 얼굴을 가리고 있다.
최윤필기자 proose@hk.co.kr 시칠리=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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