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21일 예멘에 대한 공습을 중단했다. 후티 반군의 세력 저지를 위해 지난달 26일 예멘 전역에 대한 공중 폭격을 시작한지 26일 만이다. 사우디로서는 세력 과시와 이란 견제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사우디 정부 소유의 알아라비야 방송은 이날 사우디 주도의 아랍 연합군이 예멘에서 쿠데타를 일으킨 반군 후티에 대한 공습 작전 ‘단호한 폭풍’을 중단하고, 선별적인 군사 수단과 외교적 노력으로 정치적 해법을 모색하는 ‘희망의 복원’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사우디의 이번 공습 중단 결정에는 예멘 남부의 요충지인 아덴으로 진출하려는 후티 반군을 충분히 저지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사우디 국방부는 그 동안 2,000여 회의 폭격을 통해 후티의 스커드 미사일 등 전력 80%를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를 통해 사우디는 올 2월 새로 즉위한 살만 국왕의 영향력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한편 후티 반군을 지원해 예멘까지 세력을 넓히려던 이란의 영향력을 조기에 차단했다는 분석이다. 사우디의 대대적 공습으로 예멘 민간인 900여명이 사망하며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던 터여서 출구 전략도 필요한 때였다.
미 워싱턴 포스트는 이날 “사우디는 앞으로 후티 반군을 지원하는 알리 압둘라 살레 전 예멘 대통령에 대한 자금줄 차단 등 경제적 압박을 통해 예멘사태를 해결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사우디는 후티가 민간인을 공격할 경우 공습을 재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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