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컵스전 유격수로 선발… 3타점 2루타로 장타력 과시
피츠버그 강정호(28)가 미국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멀티히트에 적시타까지 기록해 존재감을 톡톡히 보여줬다.
강정호는 22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 6번ㆍ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피츠버그 주전 유격수 조디 머서가 가슴 통증으로 휴식을 취하면서 강정호는 이틀 연속 선발 출장 기회를 잡았다. 이 기회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확실히 드러내야 팀 내 입지를 굳힐 수 있는 강정호는 자신의 장기인 ‘장타’를 폭발시키며 눈도장을 찍었다.
강정호는 경기 내내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2회 첫 타석에서는 3루 땅볼로 돌아섰다. 하지만 4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맞은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볼 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에서 유격수 왼쪽으로 빠져나가는 안타를 생산했다. 지난 13일 밀워키전 이후 두 번째 안타다. 이 안타로 8연타석 무안타 침묵도 깼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1루 주자로 나간 강정호는 상대투수의 견제구에 걸렸다.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서 당한 첫 번째 견제사다. 6회 1사 1ㆍ2루에서는 2루 땅볼에 그쳐 흐름을 끊었다.
하지만 강정호는 아쉬움을 스스로 지워냈다. 5-5로 맞선 7회말 2사 1ㆍ3루에서 시카고 컵스 배터리는 스탈링 마르테를 고의4구로 내보내며 만루를 만들고, 강정호와의 승부를 택했다. 강정호는 자신을 택한 컵스에게 단 한 방으로 후회를 안겨줬다. 강정호는 우완 제이슨 모테의 2구째 패스트볼을 공략해 원바운드로 우중간 담장을 때리는 3타점 2루타를 작렬시키며 첫 장타와 타점까지 올렸다. 강정호의 한 방으로 스코어는 8-5가 됐다. 4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으로 활약한 강정호의 타율은 0.176(17타수 3안타)로 올랐다. 전날 한 차례 수비 실책을 범했던 그는 이날 수비는 안정적으로 소화해냈다. 하지만 피츠버그는 마무리 투수 마크 멜란슨이 9회 무너져 8-9로 역전패해, 강정호의 첫 타점이 결승타점이 되진 못했다.
강정호는 경기 후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고의4구 이후 적시타를 때려낸 것에 대해“내 존재를 증명하고, 나를 보여줄 기회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은 “(강정호의 타격을) 흥미롭게 지켜봤다”며 “강정호가 오늘 경기로 자신감을 더욱 얻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주희 기자 ju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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