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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의 입증' 진척된 검찰 수사에 이완구 손 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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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의 입증' 진척된 검찰 수사에 이완구 손 들었나

입력
2015.04.2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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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사모' 횡령 수사도 압박 가능성

'성완종 리스트'에 거론된 홍준표 경남지사가 21일 경남도의회 본회의장에서 회의 도중 눈을 감은 채 생각에 잠겨 있다. 창원=연합뉴스
'성완종 리스트'에 거론된 홍준표 경남지사가 21일 경남도의회 본회의장에서 회의 도중 눈을 감은 채 생각에 잠겨 있다. 창원=연합뉴스

‘성완종 리스트’에 올랐던 이완구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하면서 총리가 아닌 의원 신분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버티던 이 총리가 사퇴한 계기는 야당이 해임건의안 제출을 앞두고 있는 등 정치적인 상황이 우선 작용했겠지만, 검찰의 수사에서 혐의 입증에 진척이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총리는 성완종(64ㆍ사망) 전 경남기업 회장의 메모지에 등장한 8명의 여권 실세들 가운데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함께 수사 단서가 가장 많은 인물이다.

성 전 회장이 생전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2013년 재보궐 선거 당시 이완구 총리에게 3,000만원을 줬다”고 말했고, 돈 전달 과정에 대한 성 전 회장측 수행비서와 운전기사 등의 더욱 구체적인 증언도 언론에 보도됐다. 성 전 회장이 2013년 4월 4일 오후 이 총리의 충남 부여 선거사무소를 찾아가 이 총리를 독대하고 돈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돈이 음료수 비타500 상자에 담겨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 총리의 전 운전사까지 “두 사람이 독대한 것을 봤다”고 증언하면서 이 총리는 계속 궁지에 몰려 있다.

검찰은 그 동안 성 전 회장이 사용한 에쿠스 승용차의 하이패스 기록, 휴대전화 통화내역 추적 등을 통해 금품전달 의혹을 뒷받침할 간접증거들을 다수 확인했고, 최근 경남기업 실무자들을 조사하면서 당시 비자금의 인출 상황까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문제의 3,000만원 수수가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 총리도 더 이상 총리직을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대전지검 천안지청이 완사모(이완구를 사랑하는 모임)의 자문임원단 회장을 맡고 있는 충남 아산 소재 시내버스업체 대표 이모(61ㆍ구속)씨의 65억원 횡령 혐의를 수사하고 있는 것도 이 총리를 압박했다. 이씨는 회사돈을 빼돌려 개인적으로 유용하고, 시내버스 조합 자금은 전액 현금으로 인출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수사는 이씨의 개인비리 수사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이 총리가 ‘성완종 리스트’와 별도로 이씨에게서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드러났을 개연성은 높다. 이씨는 이 총리에게 불리한 진술을 검찰에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특별수사팀은 당분간 이 총리의 의혹 가운데 3,000만원 전달 당시 상황을 확정하는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에게 전달한 금품이 “비타500 박스에 담겨 있었다” “노란 봉투에 담겨 있었다”는 등 증언이 일부 엇갈리는데다, 당시 운전기사에 대한 이 총리 측의 회유 의혹까지 나와 있다. 성 전 회장이 사망한 상태에서 검찰이 금품수수 상황을 얼마나 객관적으로 복원하는 지가 이 총리 사법처리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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