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많은 5월 오기 전
봄 분양시장 '길일'로 꼽아

#. 서울 성북구 장위뉴타운 2구역에서 24일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에 나서는 ‘꿈의숲 코오롱하늘채’ 분양대행사는 일정이 확정된 뒤 안도했다. 구청 승인 과정이 지연돼 5월로 순연되었다면 자칫 흥행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판단이었다. 대행사 관계자는 “분양 일정이 늦어지는 경우 황금연휴와 각종 기념일이 이어지면서 5월은 가급적 피하고 싶었다”며 “통상 5일에서 1주일 걸리는 분양 승인이 나지 않을까 애간장을 태웠다”고 말했다.
#. 17일 경기 광주시에서 ‘태전 아이파크’를 분양하려던 현대산업개발은 분양 승인 일정이 늦어지면서 5월초로 공급 일정이 미뤄졌다. 한 관계자는 “워낙 시장 분위기가 뜨거워 나들이 인파가 많은 5월에도 분양 성적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4월 말 분양이 가능했다면 훨씬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4월에만 7만 가구가 넘는 분양이 예정되는 등 사상 최대의 분양시장이 열리면서 견본주택 개관일을 둘러싼 업계의 신경전도 뜨겁다. 물량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고 있어 자칫 견본주택 개관일을 잘못 택했다가 낭패를 볼 수도 있는 탓. 업계가 일찌감치 봄 성수기 분양 시장의 마지막 ‘길일’로 꼽은 24일에는 견본주택들이 대거 문을 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과 수도권에서만 24일에 견본주택을 개관하는 곳이 7개 단지, 5,520가구에 달한다. 4월 첫 주와 둘째 주 주말 수도권 견본주택 개관 실적이 각각 4개 단지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몰린 것이다.
통상적으로 ‘겹치기’ 개관은 피하는 게 그간 업계의 관행. 특정일에 견본주택 개관이 몰릴 경우 실수요자들이 분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건설사들이 24일에 집중적으로 견본주택 문을 여는 건 가정의 달인 5월 분양을 가급적 피하고 싶어서다. 근로자의 날(1일)로 시작되는 5월 첫 번째 주말은 어린이날(5일)까지 이어져 견본주택을 찾을 고객들이 상당수 휴가길에 오를 수 있고, 어버이날(8일)과 스승의 날(15일)인 둘째, 셋째 금요일, 그리고 석가탄신일(25일)로 이어지는 그 다음 주까지도 흥행이 쉽지 않으리란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 24일 인천 서창2지구 ‘호반베르디움’을 분양하는 호반건설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일찌감치 24일을 최적의 길일로 점 찍어 두고 눈치작전을 펼쳐 왔다”며 “분양이 몰려 고객이 흩어지더라도 5월보다는 나을 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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