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수륙양용버스 시승식
21일 오전 인천 서구 경인 아라뱃길 아라인천여객터미널 앞 임시선착장. 조금 전까지 4바퀴로 도로를 달리던 버스가 “철썩” 소리와 함께 아라뱃길 수로로 뛰어들었다. 창문 밖에 아스팔트는 사라지고 푸른 물이 넘실거렸다. 이때부터 장인억(62) 선장의 손이 바빠졌다. 선박 엔진이 가동되고 스크루가 돌아가자 물 아래로 1m 정도 잠긴 버스가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버스는 인천터미널 물류단지 앞을 지나 크게 선회했다. 인천앞바다와 아라뱃길을 잇는 아라서해갑문과 아라뱃길 수문을 돌아 다시 선착장까지 15분간 운항한 뒤 다시 육지를 밟았다.
국내 최초 수륙양용버스인 ‘아쿠아버스’가 아라뱃길에서 이날 시승식을 통해 첫 선을 보였다.
아쿠아버스는 자동차이면서 선박이다. 운전석이 왼쪽(자동차)과 오른쪽(선박) 양쪽에 있고, 260마력의 버스엔진 1개와 같은 마력의 선박엔진 2개가 같이 달렸다. 사업자인 아쿠아관광코리아 박한홍 기술팀장은 “아쿠아버스는 자동차와 선박으로 인증?검사를 따로 받았고 등록번호도 자동차와 선박용으로 2개가 있다. 보험도 따로 들어 있다”고 말했다.
아쿠아버스는 길이 12.66m, 폭 2.49m, 높이 3.71m 크기로 정원은 39명, 무게는 12톤이다. 선박에서나 볼 수 있는 구명보트, 구명의, 방수 손전등 등 안전장비를 갖췄고 물이 내부로 들어오는 상황에 대비한 자동펌프도 달렸다.
버스는 도로에서 시속 130~140㎞, 물 위에서 10~11노트(약 시속 18.5~20㎞)까지 속도를 낼 수 있으나 평소 운행속도는 안전을 위해 60~70㎞, 5~6노트로 제한된다.
시승식을 통해 살펴보니 도로 위에선 높이가 3.2m 정도인 일반 버스보다 높고 큰 차체 때문에 흔들림이 컸다. 버스는 이날 육로로 인천여객터미널-북인천 지하차도 구간을 왕복 운행했다. 물 위에선 소형 여객선에 비해 흔들림이 적었지만 창문이 없는 밀폐된 구조로 일부 이용객은 답답함을 느낄 수 있도 있다.
버스의 정규 코스는 인천여객터미널-국립생물자원관-시천나루-매화동산-아라마루-아라폭포-계양역 구간을 50분간 왕복하는 육로와 아라뱃길을 15분간 왕복하는 수로 구간으로 구성됐다. 수로 구간이 생각보다 짧고 육로 구간에 볼거리가 적어 코스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
아쿠아버스는 다음달 15일부터 2대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30분∼1시간 간격으로 운행된다. 운임은 성인 3만원, 청소년 2만5,000원, 미취학 아동 2만원. 내년에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26인승 수륙양용버스 3대가 도입될 예정이다.
장호덕 아쿠아관광코리아 대표는 “수륙양용버스는 미국의 보스턴, 호주의 골드코스트 등에서 인기 관광상품으로 한해 150만~300만명을 동원하고 있다”며 “세계에서 3번째, 국내 최초로 제작한 버스인 만큼 국내외 관광객들의 호응이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