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장 분양 사업을 한다며 노인들을 상대로 사기친 일당이 검거됐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수목장에 투자하면 최대 두 배 이상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노인들의 돈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수목장 시행사 대표 이모(47)씨와 분양사 대표 이모(52)씨를 구속하고 조모(57)씨 등 관계자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3년 9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경기 광주와 이천 일대에 영리 목적으로 대규모 수목장을 만든다며 투자설명회를 열고 유모(84)씨 등 52명의 피해자들로부터 17억원을 가로챘다. 피해자들 대부분은 50~80대 남성이나 주부로 노후자금을 털어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투자설명회에서 “수목장 위치가 서울과 30분 거리로 앞으로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며 “용인이나 안성과 비교해도 시세가 저렴해 좋은 기회”라고 피해자들을 현혹했다. 영리 목적 수목장은 재단법인을 설립해야 허가를 받을 수 있지만 이들은 재단을 만들지도 않았다. 이들은 불법적으로 수목장을 건설한다며 산림을 훼손해 시청으로부터 산림 복원 명령을 받기도 했다. 오히려 복원 현장에 피해자들을 데려가 “이 곳에 호수, 벤치, 동산 등이 생길 것”이라며 건설 현장인 것처럼 속이기까지 했다. 원금 손실을 우려하는 피해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주당 3,000원짜리 주식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씨 등은 가로챈 17억원을 회사 운영비 등으로 사용했다.
피해자 대부분은 50대 이상으로 투자를 위해 노후자금에 더해 지인에게 돈을 빌려 투자했지만 이번 피해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으며 일부는 배우자와 이혼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사기죄로 교도소에 복역하던 중 만난 사이”라며 “고수익을 보장하는 투자설명회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정준호기자 junho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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