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다. 하지만 삼성 마운드에는 통하지 않는 말이다.
삼성이 시즌 초반부터 질주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시즌 초반엔 다소 고전해 ‘슬로 스타터’라는 말이 나왔지만 올해는 2011년 이후 4년 만에 10승을 선점하는 등 개막 직후부터 ‘최강 삼성’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더욱 단단해진 선발진이다. 삼성 마운드는 올해도 강하다. 20일까지 팀 평균자책점 3.05로 1위를 기록하며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3점대 평균자책점을 이룰 만큼 높은 마운드를 형성하고 있다.
가장 고무적인 점은 지난해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던 선발 투수 두 명이 빠져나갔음에도 빈틈이 없다는 것이다. 삼성은 지난 겨울 외국인 투수 밴덴헐크가 일본으로 진출하며 팀을 떠났고, 배영수도 FA(프리 에이전트) 자격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선발진 구성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투수들의 전력 이탈이었다. 밴덴헐크는 지난해 25경기에 나와 13승4패 평균자책점 3.18을 올리며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할 만큼 강력한 투구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배영수는 24경기에 등판해 8승6패 평균자책점 5.39를 기록하며 ‘푸른 피의 에이스’로 불렸다.
하지만 올해도 삼성의 선발진은 강하다. 그 어떤 고비도, 어려움도 없이 시즌 초반부터 선발의 호투에 힘입어 순항하고 있다. 새 얼굴들의 활약 속에 ‘난 자리’에 대한 고민은 일찌감치 지웠다. 새 외국인 투수 피가로와 클로이드는 각각 2승1패 평균자책점 2.42, 1승무패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하며 한국 무대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 기존 투수들의 활약도 꾸준하다. 지난 시즌 뒤 계약기간 4년 총액 80억원에 삼성에 잔류한 윤성환은 2승1패 평균자책점 2.00으로 여전히 견고하고, 장원삼도 2승1패 평균자책점 3.93을 기록 중이다. 선발진의 마지막 물음표였던 차우찬 역시 1승1패 평균자책점 4.34로 믿음을 심어주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삼성은 지난해 선발진이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올 시즌도 삼성 선발진은 평균자책점 3.48로 더욱 견고해지며 이 부문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17경기를 치르는 동안 퀄리티 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13번(76%)을 기록해 이 부문 2위 롯데(8번)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전력 변화와 상관없이 한결 같이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마운드가 ‘삼성의 힘’을 말해주고 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사진=삼성 피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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