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얼트(ALTㆍAlternateㆍ대안) 유니폼’은 홈ㆍ원정에 이은 제3의 유니폼을 뜻한다. 미국 메이저리그뿐 아니라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유니폼을 구입하는 팬들에게는 또 하나의 패션이자 개성이며, 구단으로서는 수익 창출 창구가 된다.
2002년 국내 구단 최초로 얼트 유니폼을 도입한 SK는 ‘꿈★의 유니폼’을 시작으로 승리의 유니폼, 인천군(軍) 유니폼, 사랑의 유니폼, 그린 유니폼, 100만 관중 기념 유니폼, 패밀리 유니폼을 잇달아 선보였다. 올 시즌에는 일요일 홈 경기마다 1947년 도시대항야구대회에서 우승을 거둔 인천군 유니폼을 재현해 팬들 앞에 설 예정이다.
이밖에 롯데는 유니세프 유니폼와 선데이 유니폼, 연습복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르기도 한다. 또한 오랜 전통을 갖고 있는 팀들은 ‘어게인’ 또는 ‘레전드’라는 이름 아래 선수단 전체가 올드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서는 ‘제3의 유니폼 데이’를 간간이 진행한다. 메이저리그처럼 현충일 또는 한국전쟁 발발일에 밀리터리 유니폼을 착용하는 구단들도 있다.
국내 구단 가운데 처음으로 얼트 유니폼을 도입한 SK가 자부하는 유니폼 세 가지를 꼽아봤다.
◇꿈★의 유니폼
2002년은 SK가 인천에 뿌리 내린지 3년째이자, 인천 문학구장이 개장한 해다. 당시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전신 팀 유니폼 다시 입기를 자주 했다. 지역 밀착 마케팅에 힘쓰던 SK도 이 방법을 택했다. 인천을 연고로 한 최초의 프로야구팀 삼미 슈퍼스타즈의 1982년 창단 홈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서고자 했다. 그러나 삼미의 후예임을 자처한 현대 유니콘스의 반대에 부딪혔다.
이에 SK는 삼미의 원조 유니폼에 약간의 변화를 줬다. 왼쪽 가슴에 새겨진 별 무늬에 ‘S’가 아닌 ‘SK’를 새기고, 그 아래 ‘슈퍼스타즈’ 문구를 ‘WYVERNS(와이번스)’로 바꿨다. 한국 야구 최초의 얼트 유니폼이 완성된 순간이다. 이를 꿈★의 유니폼이라고 정한 것은 2002 한ㆍ일 월드컵에서 강렬한 메시지를 남긴 ‘꿈★은 이루어진다’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 유니폼을 처음 입은 경기는 8월24~25일 문학 두산전이었다.
◇인천군 유니폼
한국야구 100주년과 인천야구 100주년을 기념하고자 만들었던 얼트 유니폼이다. 1947년 4대도시 대항 전국야구대회에서 압도적인 성적으로 우승을 차지한 인천 대표 야구팀 인천군의 유니폼을 재현했다. 원래 유니폼보다 소매가 길고 흰색이 아닌 베이지색을 띄는 유니폼으로 가슴에는 인천의 영문 표기 ‘INCHUN’을 새겼다. 전형적인 1940년대 유니폼 스타일이다. 이 유니폼은 2005년 6월18~19일 문학 롯데전에 입었고, 2014년 10월7일 문학 NC전을 ‘레전드 데이’로 정해 다시 한 번 착용했다. 올해에는 신규 홈ㆍ원정 유니폼과 함께 영문 표기 ‘INCHEON’을 새긴 인천군 유니폼을 동시에 공개했다.
◇그린 유니폼
세계 최초로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친환경 고기능성 그린 유니폼이다. 폐페트병 5~6개 정도의 양으로 유니폼 하나를 만들 수 있다. 그린 유니폼 제작을 통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30%나 줄이고 석유자원 사용 및 에너지 발생량 감소 효과까지 볼 수 있다.
그린 유니폼은 초록색이 아닌 흰색 바탕으로 제작했고, 소매 부분에만 연두색이 들어가 있다. 앞면에는 팀명 대신 ‘Let’s go Green’이라는 녹색 스포츠 캐치프레이즈를 새겼다. 선수들의 이름과 등번호는 녹색으로 표기했다. 이 유니폼은 2010년부터 매 시즌마다 ‘그린데이’를 정해 착용하고 있다.
김지섭기자 onion@sporbiz.co.kr 사진=인천군 유니폼을 입은 SK 이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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