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P엔터테인먼트를 대표하는 박진영이 미국 애플사를 만든 스티브 잡스의 죽음 이후 달라진 경영 철학을 털어놨다.
박진영은 20일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잡스가 죽고나서 애플의 주가가 반토막 나는 것을 보며 JYP엔터테인먼트의 미래를 다시 그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1명의 카리스마로 운영돼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며 “그 때부터 내가 곡을 덜 쓰고, 많은 것을 놓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박진영은 소속 가수인 미쓰에이, 2PM 등의 음반 작업에 손을 뗐다. 대신 외부곡을 감별하고, 작곡가를 발굴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내부 작곡가는 30명 규모로 몸집을 키웠다.
박진영은 “과거엔 내 감각에 모든 것이 좌우됐는데 이제 전문가 집단을 구성해 신곡을 평가하고 활동 방향을 수치화 하려고 한다”며 “창작 활동에 모순되는 작업이지만 양질의 음악을 대량생산하는 세계적 추세를 반영했다. 이 시스템을 잘 만들어야 내가 죽어도 JYP엔터테인먼트는 영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1월 설립한 레이블인 스튜디오J는 그 철학의 출발점이다. 세계적인 음반사 유니버셜과 같이 20여개의 레이블을 품는 것이 목표다. 모든 성과가 나오는 시기는 2020년에 맞춰놨다.
박진영은 “지금 빅3냐, 빅100이냐는 의미없다. 내가 생각하는 회사로 가고 있는가가 중요하다”며 “미국에서 배운 음반사 시스템과 그동안 겪은 시행착오가 큰 밑거름이다. CEO(최고 경영자)가 아닌 CCO(창의성 총괄 책임자)가 되어 항상 재밌게 그리고 뚝심있게 JYP엔터테인먼트를 이끌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심재걸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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