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표명 시점까지 재임기간은 64일
역대 최단명은 5·16 쿠데타로 물러난 허정 65일 재임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20일 전격 사의를 표명한 이완구 국무총리는 사의표명 시점까지로만 따지면 재임 기간이 64일에 불과하다.
현재까지 재임 기간이 가장 짧았던 총리(총리 서리 제외)는 허정 전 총리로, 1960년 6월15일 취임해 제2공화국 출범 직후인 같은 해 8월18일 물러났다.
이 총리보다 재임 기간이 하루 더 긴 셈이다.
다만 박 대통령이 해외 순방중인 점을 감안해 이 총리의 사의를 즉각 수용하지 않고, 오는 27일 귀국한 이후 수용한다는 방침임에 따라 공식 기록상으로는 허정 전 총리보다는 며칠 더 총리직에 머무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총리는 21일 국무회의 사회봉부터 최경환 부총리에게 넘기고 총리 직무에서 사실상 손을 놓는다는 방침이어서 실질적으로는 역대 총리중 가장 '단명(短命)'한 총리라는 짐을 지게 됐다.
이 총리 사표 수리가 다소 늦어지더라도 허 전 총리는 5·16 군사쿠데타라는 정치적 격변의 영향으로 교체됐다는 점에서 개인 비리 의혹으로 물러나는 이 총리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평가도 뒤따르고 있다.
아무튼 이 총리는 1980년 이후 가장 짧은 기간 재임한 총리라는 '불명예 제대'가 불가피해졌다.
이 총리에 앞서 단명했던 총리로는 노태우 정부 시절의 노재봉·현승종 전 총리, 김영삼 정부 시절의 이회창 전 총리, 김대중 정부 시절의 박태준 전 총리 정도를 꼽을 수 있다.
노재봉 전 총리는 1991년 1월23일 '서리 딱지'를 떼고 취임했으나, 같은 해 5월23일 '강경대 사망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태를 수습하는 차원에서 120일 만에 물러났다.
이회창 전 총리는 1993년 12월17일 취임했으나 당시 김영삼 대통령과의 불화로 125일 만인 이듬해 4월21일 교체됐고, 박태준 전 총리는 2000년 1월13일 취임했다가 조세 회피 목적의 부동산 명의 신탁 의혹을 받아 126일 만인 5월18일 경질됐다.
현승종 전 총리는 1992년 10월8일 취임해 이듬해 2월24일 노태우 대통령 퇴임에 맞춰 140일 만에 총리직을 내려놨다.
이 밖에 변영태 전 총리(1954년 6월27일~1954년 11월28일), 최두선 전 총리(1963년 12월17일~1964년 5월9일), 신현확 전 총리(1979년 12월13일~1980년 5월21일) 등이 수명을 200일도 넘기지 못한 단명 총리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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