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10곡 담은 앨범도 곧 발표
“20대라면 무척 기뻤을 텐데 지금은 운이 크게 작용한다는 걸 아니까 결과가 좋아도 기쁘지 않고 나빠도 속상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결과보다 과정이죠.”
신곡 ‘어머님이 누구니’로 인기 상승 중인 가수 박진영(43)을 20일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인 그가 모처럼 가수로 돌아와 내놓은 이 노래는 같은 소속사 여성 그룹 미쓰에이의 ‘다른 남자 말고 너’와 함께 음원차트 1, 2위를 지키고 있다. “직원들이 좋아하고 신나 있는 모습을 보니 오히려 미안하더군요. 너무 오랜만의 일이었나 싶었죠. 미쓰에이에게도 미안했어요. 내가 안 나왔으면 4주째 1위 할 수 있었는데.”
‘어머님이 누구니’는 ‘아무리 예뻐도 뒤에 살이 모자라면 난 눈이 안 가’ ‘가냘픈 여자라면 난 맘이 안 가’라는 가사를 담은 댄스 곡이다. 여성의 몸매에 집착하는 남자의 고백을 담은 이 노래에 대해 그는 “뭔가를 계산하고 쓴 노래가 아니라 내 나이에 맞는 상황에서 나온 곡”이라고 했다. “제 노래가 퇴폐적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저 자신이 퇴폐적인 생활을 하지 않으니까요. 야해도 건강하고 재미있는 게 좋지 어두운 건 싫거든요.”
박진영은 올바른 생활을 하려고 한다는 걸 거듭 강조했다. 말을 조심하는 것도 행동을 조심하는 것도 잘 안 되는 성격이라서 평소 말과 행동을 조심할 필요가 없는 건전한 생활을 하려 한다는 것이다. “회사에서도 소속 가수들에게나 올바르고 성실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직원들에게도 회계, 세금 문제는 철저하게 처리하라고 당부합니다. 지난해 탈세조사를 심하게 받았는데 아무것도 나오지 않자 세무공무원들이 ‘존경합니다’라고 말하더군요. 반칙 안 하고 사는 어른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제겐 돈 버는 일보다 그게 더 중요해요.”
60세가 돼서 20대 때보다 나은 춤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고 했다. 그래서 노화의 비밀을 풀겠다며 몇 년간 의대생처럼 생물학을 공부하기도 했고 수년 전부턴 건강에 좋은 음식만 먹고 꾸준히 운동하는 등 노화를 늦추는 생활을 하고 있단다. “공부한 걸 몸에 적용하니 잔주름이 없어지는 등 지난 3년간 많은 일이 일어났어요. 그 결과 춤을 춰도 예전보다 숨이 덜 차고 몸 동작도 오히려 빨라졌어요. 자신감을 얻었죠.”
‘어머님이 누구니’ ‘방문을 닫으면’ 두 곡을 먼저 공개한 그는 이미 작곡해 둔 6곡에 2곡을 더 모아 총 10곡을 담은 앨범을 발표할 계획이다. 예순까지 댄스 가수로 활동하는 게 가수로서의 목표라면 JYP의 수장으로서의 목표는 시가총액 1조가 넘는 회사를 만드는 거다. “대량생산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야죠. 음악 창작을 시스템화하면서 시행착오로 3년을 보냈는데 이제 조금씩 결과가 나오는 것 같아요. 저희는 곡 하나 정할 때도 저부터 말단 직원까지 15명이 뜻을 모아 결정합니다. 시스템이 자리잡기까지 3년은 더 걸릴 것 같아요. 유니버설이나 워너처럼 세계적인 회사로 키우고 싶습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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