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세 어머니가 60여 년간 고이 간직해온 ‘연애편지’를 되돌려주면 이유를 묻지 않고 2,000달러(216만원)를 보상금으로 드리겠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근 글렌데일에 거주하는 로잘린 리커비(81)씨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오후 외출하고 귀가하니 집안에 도둑이 든 사실을 알고 가장 먼저 옷장부터 열어봤다. 하지만 결혼반지, 보석류 등과 함께 자신이 수십 년간 애지중지 보관해온 연애편지 30편이 들어 있는 화장품 케이스가 없어진 것을 확인하고 상심에 빠졌다. 도난 당한 연애편지들은 지난해 지병으로 숨진 남편과의 애틋한 러브 스토리가 담겨 있는 젊은 날의 추억이었기 때문이었다.
1951년 17세 소녀였던 로잘린은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첫사랑인 남편 존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존이 1956년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캐나다 토론토로 이민을 떠나면서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을 이어준 ‘오작교’는 연애편지였다. 존은 1958년 편지를 보내 정식으로 프러포즈를 했고, 이에 로잘린은 존을 찾아 대서양을 건너와 사랑의 결실을 거뒀다.
연애편지 도난으로 어머니가 상심에 빠지자 아들 마크는 도둑들이 편지를 내버렸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인근 골목과 쓰레기장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찾지 못하고 급기야 보상금까지 내걸었다. 그는 “어머니의 연애편지들은 첫사랑인 아버지와의 러브 스토리가 담고 있는 어머니의 ‘역사’”라며 “돌아가신 아버지의 귀중한 유품을 꼭 되찾고 싶다”라고 밝혔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