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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멍에 쓴 세월호 추모, 책임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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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멍에 쓴 세월호 추모, 책임 공방

입력
2015.04.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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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불법 시위 막기 위해 불가피"

대책위 "차벽 등 과잉 대응이 원인

태극기 태운 건 옳지 않다고 생각"

경찰, 민변 변호사 등 5명 영장 청구

20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416연대·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등의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 세월호 유가족이 참사 1주기 행사 때 경찰이 차벽을 설치하고, 강제 해산에 나서는 등 과잉 대응했다며 규탄하고 있다. 뉴시스
20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416연대·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등의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 세월호 유가족이 참사 1주기 행사 때 경찰이 차벽을 설치하고, 강제 해산에 나서는 등 과잉 대응했다며 규탄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8일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 집회 과정에서 빚어진 물리적 충돌을 놓고 책임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경찰은 사전 신고되지 않은 행진 등 불법 시위를 막기 위한 정당한 공권력 행사였다는 입장인 반면, 참가자들은 경찰이 차벽을 동원해 행진 자체를 원천 봉쇄한 것이 충돌의 근본 원인이라며 맞서고 있다.

구은수 서울경찰청장은 20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18일 집회에 대해 “불법을 넘어서 폭력 집회로 변질해 2008년도 광우병 촛불집회 양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참사 1주기 애도기간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가 추모 행사를 11일과 16, 17, 18일 총 4회를 했는데 순수한 집회는 17일 추모 문화제밖에 없었고 나머지 두 행사도 불법 집회로 변질했다”고 설명했다.

구 청장은 특히 “차벽 설치와 경찰력에 의한 행진 차단은 집회 참가자들의 불법 도로 점거로 인한 불가피한 대응이었다”고 강조했다. 당초 인도와 태평로 2개 차로를 질서유지선으로 설정해 광화문광장에서의 분향을 유도할 계획이었으나 대규모 인원이 갑자기 전 차로를 점거하는 바람에 차벽을 설치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구 청장은 이어 “문화제가 끝나면 태평로를 점거해 청와대로 간다는 사전첩보도 입수된 상태였고, 경찰과 참가자간의 직접적인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차벽 등으로 막을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등은 차벽 설치 자체가 요건에 맞지 않은 과잉 대응이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국민대책회의와 4ㆍ16가족협의회 등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이미 위헌 결정이 난 차벽에 맞서는 것은 국민의 정당한 권리이며, 당시 차벽 설치 요건도 충족된 상태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는 2011년 “불법ㆍ폭력집회나 시위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는 개별적, 구체적 상황에 따라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경찰의 차벽 설치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유경근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경찰이 미신고 불법집회를 하고 있다는 레퍼토리를 반복하고 있는데, 추모 집회는 불법 집회가 아니다. 설령 불법 집회라고 해도 강제해산을 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유 위원장은 시위 중 시민이 태극기를 불태운 것에 대해서는 “결코 우리가 준비한 것이 아니다. 분명한 것은 우리도 그런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18일 집회에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된 100명 중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권영국 변호사 등 가운데 5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영장신청 대상은 경찰관을 폭행했거나 상습적으로 불법집회에 참가한 동종 전과자들이며 함께 입건된 유가족 21명은 포함되지 않았다. 경찰은 태극기를 불태운 20대 남성의 신원도 추적하고 있다. 서울청 관계자는 “현장에서 채증한 사진ㆍ영상자료 판독이 끝나면 사법처리 대상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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