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수도권 거주 30세 이상
10명 중 1, 2명이 대기오염 탓 사망
호흡기·심혈관 질환… 폐암 발병도
"환경관리계획 목표 달성 땐 개선"
서울ㆍ경기ㆍ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 살고 있는 30세 이상 성인 10명 중 1,2명은 미세먼지로 인해 원래 수명보다 일찍 사망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0일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임종한 교수팀과 아주대 환경공학과 김순태 교수팀이 공동 연구한 논문 ‘제2차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으로 인한 대기오염 저감의 공중보건학적인 영향’에 따르면 2010년 수도권에 거주하는 30세 이상 성인 중 대기오염에 의한 사망자는 1만5,34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30세 이상 총 사망자의 15.9%에 해당하는 수치로, 10명 중 1,2명이 대기오염 때문에 짧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까지 수명보다 일찍 사망했다는 의미다.
또 미세먼지로 인해 병을 얻은 사람도 많았다. 2010년 미세먼지 때문에 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는 호흡기 질환 1만2,511명, 심혈관 질환 1만2,351명, 천식 5만5,395명, 만성기관지염 2만490명, 급성기관지염(18세 이하) 27만8,346명이었고, 폐암 환자도 1,403명이나 됐다. 연구팀은 수도권 지역별로 인구 특성과 대기오염 수준 등을 조사한 후 미세먼지 농도와 질환 발병율 간의 기존 역학조사 결과를 적용해 이 수치를 산출했다.
특히 사람의 머리카락 지름(50~70㎛)보다 30배 가량 작은 초미세먼지(PM2.5)는 폐질환, 폐암, 천식, 뇌졸중 등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입증돼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를 1급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입자가 큰 먼지들은 대개 코나 기관지에서 걸러지지만 초미세먼지는 폐 속에서 공기와 혈액이 만나는 허파꽈리까지 도달하기 때문에 독성이 큰 편이다.
하지만 연구팀은 정부의 ‘제2차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이 효과를 거두면 조기 사망자와 관련 질환 환자들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환경부는 친환경차 보급 확대, 배출가스 저감장치 부착 등을 통해 2024년까지 수도권의 미세먼지(PM10) 농도를 영국 런던 수준인 30㎍/㎥, 초미세먼지는 환경기준(25㎍/㎥)보다 낮은 20㎍/㎥로 유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목표치대로 미세먼지가 줄어들 경우 2024년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는 1만866명으로 정책을 시행하지 않았을 때보다 57.9% 줄어들고, 호흡기 질환(7,837명) 심혈관 질환(7,736명) 환자와 폐암 환자(962명)도 44~4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인하대병원 임종한 교수는 “수도권 미세먼지의 절반은 중국에서 오고 나머지 절반은 자동차 배기가스 등 국내에서 발생하는 것”이라며 “대기오염 중에서도 미세먼지를 줄이는 것은 수도권의 조기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기오염 대책이 예상만큼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권오수 서울환경운동연합 기후에너지팀장은 “서울시의 경우 청정연료인 압축천연가스(CNG) 버스 도입과 배출가스 저감장치 부착 등으로 대기 질을 많이 개선시켰지만 국토교통부가 최근 배기가스 배출량이 많아 선진국에서도 없애는 추세인 경유택시의 도입을 추진하는 등 환경에 역행하는 정책도 시행되고 있어 미세먼지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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