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위 전력사에 1조 규모 모듈 공급
한화그룹이 태양광 분야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모듈 공급 계약을 따냈다. 한화측은 계약상 비밀이어서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1조원 규모로 추정한다.
한화큐셀은 2015년 4분기부터 2016년 말까지 1년여 동안 미국 2위 전력기업 넥스트에라 에너지와 총 1.5GW의 태양광 모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넥스트에라는 미국에서 시가총액 기준 두 번째로 큰 전력회사로,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에서 연간 42GW에 이르는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1.5GW 규모는 태양광 업계에서 단일계약으로 사상 최대이며, 한화큐셀 1년 생산량의 절반에 해당한다. 1.5GW의 모듈이 모두 설치되면 대구광역시 전체 인구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
이번 계약은 2017년 이후 넥스트에라가 짓는 태양광 발전소에도 한화큐셀의 모듈을 공급하기 위해 양사가 우선 협의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넥스트에라는 한화큐셀로부터 공급받는 모듈 전량을 미국에 건설예정인 태양광 발전소에 설치하게 된다. 한화는 이번 계약을 위해 협상 과정에서 한화큐셀의 독일 기술혁신센터 고위 기술진이 직접 참여해 품질력을 넥스트에라 협상팀에 입증시켰다.
이번 계약 성사는 지난해 경영에 복귀한 김승연 회장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유가하락 등으로 수년 동안 태양광 업황이 좋지 않았는데도 김 회장 지시로 투자를 멈추지 않아 세계 1위 업체로 도약했다.
한화 측은 이번 계약이 1회성이 아닌 향후 안정적 사업확장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남성우 한화큐셀 대표는 “넥스트에라에 대규모 모듈 공급계약을 통해 최고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을 다시 한번 인정받게 됐다”고 밝혔다. 알만도 피멘텔 넥스트에라 사장은 “세계 최대 신재생에너지 발전회사로서 대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며 “한화큐셀은 최적의 파트너”라고 말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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