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의향서 낸 3곳 자격미달
세 번째 매각 시도마저 물거품
법정관리 중인 스마트폰 제조업체 팬택의 3차 매각이 또다시 불발됐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20일 “업체들이 제출한 인수의향서를 검토한 결과 (형식적 기재사항 미비 등으로)인수의향서가 유효하지 않거나 실질적 인수 의사 및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들에 대한 후속 입찰 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법원에선 “향후 팬택 매각은 관리인과 채권자 협의회 협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며 4차 공개 매각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매각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이번 3차 매각 실패로 팬택의 새 주인 찾기는 더 어려워 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팬택의 운명은 법원과 채권단 손에 달려 있지만 3번이나 실패한 만큼 험난해 보인다”며 “요즘 전세계 스마트폰 사업이 어려운 마당에 공개 매각에 참여할 기업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팬택은 지난해 9월 1차 매각 시도 때 마땅한 인수 후보자가 없어 한달 뒤 2차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매각 주간사인 삼정회계법인은 2차 매각에 앞서 팬택의 기업 계속가치를 1,114억원으로 보고, 청산가치 1,504억원보다 낮게 평가했다. 하지만 법원에선 팬택이 국내 제조업계에서 차지하는 상징적 가치가 크다는 판단 아래 재매각을 추진했다.
이후 해외업체들이 인수 의사를 비치는 등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올해 1월 미국 자산운용사 원밸류에셋매니지먼트가 후보로 부상했다. 하지만 성사 직전까지 갔던 인수계약은 이 업체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인수대금 지급을 미루며 무산됐다. 이후 3차 매각 입찰이 진행됐으며 지난 17일 국내외 업체 3곳이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다.
1991년 토종 벤처 기업으로 출발한 팬택은 한때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7위까지 올랐으나 세계 휴대폰 시장이 스마트폰으로 바뀔 때 적기 대응에 실패해 경영 위기를 맞았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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