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 수법으로 피해자 모으기도
국보급 문화재를 미끼로 가짜 골동품을 판매해 수억원을 챙긴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모 경매업체 대표 유모(47)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강남구 역삼동에 골동품 경매사무실을 차리고 주부 A씨 등 13명에게 ‘조선 시대 향로’ 등 가짜 골동품 16점을 개당 700만∼2,000만원에 팔아 2억5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유씨는 가짜 신라시대 반가사유상, 단원 김홍도 인물 산수도 등 30여점의 미술품과 골동품을 200억~300억원대에 달하는 진품인 것처럼 홍보한 뒤 피해자들을 현혹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유명 골동품 감정위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구매자를 안심시켰다. 심지어 “골동품을 맡겨주면 다른 사람에게 되팔아 2개월 안에 20%의 수익금을 남겨주겠다”며 이미 판매된 가짜 골동품을 그대로 보관하기도 했다.
유씨는 다단계 사기 수법도 썼다. 피해자가 다른 구매자들을 데리고 오면 판매액의 10%를 ‘고객 유치 수당’ 명목으로 지급하겠다고 제의한 것. 실제 피해자 중 절반 이상은 1차 피해자의 소개로 골동품을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익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루던 유씨는 올해 2월 골동품을 모두 챙겨 잠적했다가 이달 초 친형이 운영하는 역삼동의 다른 화랑에서 검거됐다. 경찰 관계자는 “유씨가 전시ㆍ판매한 골동품 대부분은 가짜였고 진품인 도자기 두 점도 감정가가 50만~100만원에 불과했다”며 “골동품 구매시 반드시 감정서를 확인하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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