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 아라뱃길 지나 여의도 입항
국회에 지원 촉구 '서한문' 전달
내일까지 수산물 판매 등 행사도
인천 연평도에서 자란 송동만(70) 어촌1호 선장은 20일 오전 인천 연안부두를 떠나 경인 아라뱃길을 거쳐 낮 12시쯤 서울 여의도 임시선착장에 입항했다. 송 선장이 한강 물길을 거슬러 올라간 것은 61년 만이다. 송 선장은 “9살 때 수산물을 팔기 위해 아버지 배를 타고 마포나루에 와봤다”며 “61년 만에 직접 배를 몰아 다시 한강에 오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날 송 선장의 어촌1호와 수광호, 원양호 등 서해 5도 어민들의 어선 3척은 아라뱃길을 지나 한강 갑문을 통과해 여의도 임시선착장에 도착했다. 이들 어선에는 서해 최북단 백령도 등 서해 5도 인근 해역에서 잡은 꽃게와 홍어, 농어, 광어, 낙지 등이 가득 실려 있었다.
서해5도어민회는 서해아라뱃길정책추진단과 함께 이날 오후 국회 후생관 앞 뜰에서 수산물 홍보행사를 열었다. 어민들은 이 자리에서 10㎏이 넘는 대형 농어와 홍어 등을 직접 해체해 시식회를 열었다. 어민들은 21,22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수산물 등 특산품을 전시?판매하는 행사도 연다.
서해아라뱃길정책추진단 관계자는 “이날 행사는 서해도서와 한강의 물길을 여는데 목적이 있다”며 “서해도서 주민들이 겪고 있는 북한의 위협에 따른 관광객 감소,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으로 인한 생계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어민들은 이날 행사에 앞서 국회에 서해 5도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촉구하는 서한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어민들은 서한문에서 “서해 5도는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 등 전쟁으로 인한 생존의 위협, 중국어선 불법 조업에 따른 생계의 문제, 외부와의 고립으로 인한 생활의 어려움이 상존하고 있는 곳”이라며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박태원(55) 연평도 어촌계장은 “섬에 수산물이 넘쳐나도 신선하게 보관할 장소와 운반할 운송선, 판로가 없어 잡지 못하고 있다”며 “가뭄에 물이 말라가지만 매일매일 물 보급량은 줄고 있어 상수도 문제가 하루 빨리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평도 인근에만 중국어선 150척이 보름 넘게 상주하며 바닷속까지 긁어대지만 우리는 고무보트 하나 가지고 단속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서해 5도 특별법 개정 등 관련 입법과 정비를 통해 현실적인 지원정책이 개발되고 이행될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가 나서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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