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천문학적 수입에 대해 분석
두 사람 모두 챔피언 자부하지만 파퀴아오, 은퇴 앞두고 물러선 듯
약 열흘 앞으로 다가온 복싱 사상 최고의 ‘빅쇼’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8ㆍ미국)와 매니 파퀴아오(37ㆍ필리핀)의 대결은 ‘져도 이기는 게임’이다. 누가 이기든 간에 천문학적인 돈을 수확할 수 있는 시합이기 때문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18일(한국시간) 메이웨더와 파퀴아오가 빅 매치의 수입을 왜 6-4의 비율로 배분했는지에 대해 분석했다. 두 사람은 지난 1월 뉴욕에서 열린 미 프로농구(NBA) 마이애미 히트와 밀워키 벅스의 경기를 통해 직접 만난 이후 최고의 웰터급 챔피언을 가리기 위한 협상을 벌였다. 타결된 계약서는 메이웨더가 총수입의 60%를 가져가고, 파퀴아오는 40%를 챙긴다고 되어 있다.
‘무패복서’메이웨더(47승)와 ‘필리핀의 영웅’ 파퀴아오(57승2무5패) 모두 스스로가 챔피언임을 자부하지만 두 사람의 정면대결에는 자존심, 명예, 자기 보호 등 다양한 요소가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 NYT는 두 선수 모두 은퇴가 다가온 시점에서 파퀴아오가 한 발 물러선 것으로 추측했다. 파퀴아오는 그가 ‘챔피언’메이웨더에 도전하는 내용으로 경기를 홍보하고, 돈도 더 적게 받겠다는 것에 직접 사인했다.
하지만 파퀴아오가 손해 보는 장사는 전혀 아니다. 파퀴아오의 프로모터인 밥 애럼은 내달 2일(현지시간) 경기가 끝나고 나면 다음 업무일인 월요일 아침 “5,000만달러(541억원)의 계약금을 약속한대로 지불한다”고 공언했다. 메이웨더 역시 대결이 끝난 직후 수입의 상당 부분을 받게 된다. 메이웨더 측 프로모터인 레오나드 엘러비는 “메이웨더의 수표는 5,000만 달러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경기를 통해 생산되는 모든 수입, 즉 유선 방송(1,300만달러)ㆍ해외 중계권(3,500만달러)ㆍ티켓 판매(7,200만달러)ㆍ스폰서십(1,200만달러)ㆍ상품 판매(100만달러)까지 합치면 1억3,000만달러(1,405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몫은 페이퍼 뷰 수입이다. 유료로 중계되는 빅 매치를 보기 위해 시청자가 지불해야 하는 시청료는 89.95달러(9만7,000원)다. 2007년 메이웨더가 오스카 델 라 호야(미국)와 싸운 결투는 250여만 명이 시청했다. 이번 대결에는 400만명의 유료 시청자가 몰릴 것으로 기대된다. 300만명만 시청해도 수입은 2억7,000만달러(2,917억원)까지 치솟는다. 이 수입의 대부분은 선수들에게 돌아가고 나머지는 중계 방송을 진행하는 HBO와 쇼타임이 나눠가진다.
라이벌 방송사인 HBO와 쇼타임은 이번 시합을 함께 방송하기로 결정했다. HBO는 파퀴아오와 장기 계약을 했고, 쇼타임은 메이웨더의 경기에 대한 중계권을 가지고 있다. 두 방송사가 협력한 것은 2002년 마이크 타이슨(미국)과 레녹스 루이스(영국)의 대결 이후 처음이다. 양 방송사 역시 두 선수의 계약 조건에 따라 수입을 분배한다.
모든 수익을 합치면 선수들은 한 시간도 안 걸리는 12라운드 게임에서 거의 3억달러(3,242억원)의 천문학적인 금액을 벌어가는 셈이다. 1라운드 당 2,500만달러에 해당한다. 이는 지난해 단 두 번의 매치로 1억500만달러(1,136억원)를 벌었던 메이웨더에게도 ‘억’소리가 나는 금액이다. 메이웨더는 지난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 타이거 우즈 등 스타 플레이어를 모두 제치고 ‘가장 돈을 많이 번 운동 선수’1위에 꼽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두 챔피언의 싸움을 기다려왔던 팬들의 억눌린 욕구가 엄청난 수익으로 직결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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