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사정상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미국프로야구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강정호(28)가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모처럼 속내를 드러냈다.
강정호는 19일(현지시간) 지역 신문인 피츠버그 트리뷴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한국프로야구 KBO 리그 신인 때에도 경기에 풀타임으로 출전하지 못하고 교체 선수로 나섰기에 지금 상황은 내게 큰 도전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마이너리그 트리플A 팀으로 내려가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 어떠냐는 물음에 "클린트 허들 감독과 팀에 달렸다"면서 "어떤 결정을 내리든 팀이 원하는 일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에서 화끈하게 방망이를 돌리지 못해 아쉬울 법했지만, 올해 메이저리그에 첫발을 내디딘 신인인 만큼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지 않고 팀의 방침에 철저히 따르겠다는 태도를 보인 셈이다.
이 신문은 KBO 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첫 야수인 강정호가 벤치를 지키는 것은 파이리츠의 미스터리 중 하나라면서 마이너리그로 내려가 경험을 쌓는 게 낫다는 논리를 폈다.
강정호는 지난 6일 정규리그 개막 이래 전날까지 6경기에 출전해 타율 0.100(10타수 1안타)을 기록했다. 밀워키 브루어스와 격돌한 11∼12일 이틀만 선발 출전했을 뿐 나머지 경기에서는 대타, 대수비 요원으로 나왔다.
빅리그 투수들의 공을 직접 상대하면서 적응력을 키워가야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으나 강정호는 뛸 자리가 없어 벤치를 덥힌다.
조시 해리슨(3루수), 조디 머서(유격수), 닐 워커(2루수) 등 붙박이 내야진이 탄탄한 탓에 스프링캠프 때부터 정규리그에서 강정호가 주전보다는 후보로 기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나왔다.
실제 닐 헌팅턴 단장과 허들 감독은 이런 점을 인터뷰를 통해 이런 구상을 명확하게 밝혔다.
그럼에도, 영세한 구단 피츠버그가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거쳐 이적료와 4+1년간의 연봉을 합쳐 2천100만 달러를 강정호에게 투자했기 때문에 미국 언론은 '후보 선수'인 강정호의 일거수일투족에 큰 관심을 보인다.
허들 감독은 헌팅턴 단장과 매일 경기 전 강정호를 어떻게, 어디에 기용해야 할지를 늘 상의한다면서 지금 그를 마이너리그로 보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강정호가 전매특허인 레그킥(한쪽 다리를 들고 공을 치는 자세)을 버린 대신 새로 채택한 타격 폼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강정호) 개인 능력에 달렸다"면서 17∼18일에도 경기 전 새로운 타격 자세를 가다듬는 훈련을 그와 함께 많이 했다고 소개했다.
강정호는 2스트라이크 이후의 불리한 볼 카운트에 몰리면 레그킥 동작을 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서서 타격하는 방식으로 스프링캠프 후반 폼을 바꿨다.
빅리그 투수들의 빠른 직구와 빠른 변화구에 적응하려는 노력의 방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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