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원정에서 맞은 만큼 안방에서 되갚는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 벌써부터 라이벌 구도가 형성돼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지고 있다.
김성근(73) 한화 감독과 김경문(57) NC 감독은 2000년대 후반 우승을 놓고 자주 격돌한 사이다. 당시 김성근 감독이 SK를, 김경문 감독은 두산을 지휘했다. 그런 두 김 감독이 4년 만에 다시 붙었다. 지난 3~5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NC와 한화의 시즌 첫 맞대결이 열렸다.
첫 만남은 김경문 감독의 압승이었다. 3일 NC의 11-6 승, 4일은 우천 취소로 한 박자 쉬고, 5일에도 NC가 9-2로 크게 이겼다. 특히 5일 선발로 나온 손민한(NC)은 6이닝 동안 단 79개의 공만 던지면서 5피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해 NC의 기선 제압에 앞장 섰다.
그러자 한화는 17~18일 대전 홈 경기에서 설욕에 성공했다. 첫 날 경기에서 10-6 승리, 이튿날에도 최진행의 극적인 결승포로 8-6으로 이겼다. 김경문 감독은 17일 다시 한 번 선발 손민한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한화 타선은 두 번 당하지 않았다. 4⅓이닝 동안 9개의 안타로 6점을 뽑아냈다. 19일 경기가 우천 취소되면서 양 팀의 시즌 상대 전적은 2승2패가 됐다.
두산과 롯데도 사이 좋게 2승씩을 주고 받았다. 김태형(48) 두산 감독과 이종운(49) 롯데 감독은 선수와 코치 시절부터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올 시즌에 앞서 나란히 사령탑으로 데뷔하면서는 덕담을 주고 받으며 서로의 선전을 기원했다.
그런데 첫 맞대결에서 김태형 감독이 자존심을 단단히 구겼다. 3일 사직 경기에서 0-5 영봉패, 우천 취소로 하루 쉬고 치른 5일 경기에는 투수진이 와르르 무너지며 4-16으로 대패했다. 당시 두산은 개막 3연승으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지만 한화, 롯데, 넥센을 만나 4연패를 당했다. 롯데에 당한 두 번의 완패가 뼈아팠다.
그러나 시즌 두 번째 맞대결에서는 전세가 역전됐다. 두산은 니퍼트가 선발 등판한 17일 12-1로 대승한 데 이어 다음날에도 1-5로 뒤지던 9회말 드라마 같은 7-5 역전극을 만들어냈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은 “팬들 앞에서 멋진 경기를 했다”며 웃었고, 이종운 감독은 “다음 경기를 준비 잘 하겠다”고 서둘러 더그아웃을 빠져나갔다. 2주 만에 처지가 완전히 바뀌었다. 양팀 역시 서로의 안방에서 2승씩을 챙기며 시즌 성적 2승2패를 이뤘다.
함태수기자 hts@sporbiz.co.kr 사진=김성근 한화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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