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을 맡은 지 4일 만의 실전은 무리였다. 윤석환(54) 신임 감독이 이끈 선린인터넷고는 19일 춘천 의암구장에서 열린 43회 봉황대기 고교야구대회 1회전에서 제물포고에 3-4로 역전패했다. 윤 감독은 “팀을 파악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아쉽게 됐지만 다시 잘 꾸려 정상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선린인터넷고는 전력상으론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야구부 안팎의 어수선한 사정으로 윤 감독의 부임도 급작스럽게 이뤄졌다. 당연히 보좌할 코치도 뽑지 못해 어찌 보면 당연한 패배다. 1979년 팀의 에이스 겸 4번타자로 선린상고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윤 감독은 1980년 졸업 후 35년 만에 모교 야구부를 이끌게 됐다. 윤 감독은 성균관대를 거쳐 1984년 OB(현 두산)에 입단해 신인왕을 차지했고, 은퇴 후에도 두산에서 투수코치를 지낸 프랜차이즈 스타다. 프로야구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윤 감독의 데뷔전을 지켜보기 위해 춘천에는 궂은 날씨에도 수많은 동문들이 몰렸다. 한편 춘천에서 열릴 예정이던 2경기(덕수고-군산상고, 청원고-신일고)는 비 때문에 20일로 순연됐다.
광주일고 5-3 경주고(춘천)
배재고 3-1 부천고(속초)
경주고는 지난해 대회에서 고작 14명의 선수단으로 8강에 오른 기적의 팀. 그러나 올해는 1회전에서 광주일고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경주고는 9회초까지 3-3으로 맞서 승부치기에 돌입하는 듯했지만 9회말 광주일고 최승훈에게 끝내기 홈런을 얻어 맞고 주저 앉았다. 김선섭 광주일고 감독은 “2회전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했던 선린인터넷고가 탈락했기 때문에 자신감을 얻어 우승까지 도전해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속초에서는 배재고가 0-1로 뒤진 2회 부천고 선발 이현호의 제구 난조를 틈타 볼넷 3개와 사구 1개를 묶어 2-1로 역전에 성공했다.
제물포고 4-3 선린인터넷고(춘천)
장충고 12-8 충암고(속초)
봉황대기 준우승만 다섯 차례 했던 선린인터넷고는 이번 대회 최강의 전력으로 무장해 첫 정상에 도전했지만 제물포고에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고 서둘러 짐을 싸야 했다. 선린인터넷고는 프로야구 서울 팀의 1차 지명 후보인 에이스 이영하의 역투를 앞세워 7회까지 3-0으로 앞서나갔으나 구원투수들의 난조로 8회 4점을 내 주고 말았다.
속초에서는 장충고의 뒷심이 빛을 발했다. 장충고는 3-8로 뒤진 7회에 3점, 8회에 대거 6점을 몰아치며 12-8로 역전승을 거뒀다.
성남고 8-4 인창고(속초)
성남고가 대회 첫 16강의 주인공이 됐다. 인천고와 1회전에서도 난타전 끝에 10-7로 이겼던 성남고는 막강한 타력을 뽐내며 20일 열리는 서울고-세광고의 승자와 8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성남고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이민욱은 1.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성환희기자 hhsu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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