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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로 양쪽 시력 모두 잃었지만… '법조인의 꿈'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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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로 양쪽 시력 모두 잃었지만… '법조인의 꿈' 이뤘다

입력
2015.04.1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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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장애 김동현씨, 로클럭에 임명

"사회적 약자 배려하는 판사 되겠다"

서울고법은 제35회 장애인의 날인 20일 시각장애 1급 김동현(33ㆍ변호사시험 4회)씨를 민사34부(부장 최규홍) 소속 재판연구원(로클럭)에 임명한다고 19일 밝혔다. 김씨는 2년간 재판부를 보조하며 실무 경험을 쌓게 된다.

법원에 따르면 김씨는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2학년이던 2012년 5월 사고로 양쪽 시력을 모두 잃었다. 부산과학고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를 졸업, 뒤늦게 법조인의 꿈을 꾸기 시작한 김씨에겐 큰 시련이었다. 하지만 김씨는 법조인이 되겠다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사고 1년 뒤 로스쿨로 다시 돌아온 김씨는 눈이 보이지 않아 책을 읽을 수 없는 대신 컴퓨터 낭독 프로그램을 이용, 책을 ‘들으며’ 공부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문서파일에 담긴 책의 내용을 음성화시켜 제공한다. 미처 파일을 구하지 못한 참고서의 경우, 김씨의 선후배가 한 과목씩 맡아 요점 정리한 내용을 파일로 만들어줬다. 이들은 수업 중 필기한 내용을 담은 파일을 김씨에게 전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김씨는 비록 사고 전보다 2배 이상의 시간을 들여 공부해야 했지만, 무사히 학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마침내 올해 로스쿨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김씨는 변호사 시험에 합격해 로클럭에도 임용되는 영광을 안았다. 김씨는 “로클럭 임기를 마친 후 저와 같은 장애인이나 다른 사회적 약자를 좀 더 배려하고, 이들에게 공감하는 판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로클럭에 임명된 로스쿨 출신은 총 66명으로, 이중 시각장애인은 김씨를 포함해 총 2명(1급 1명, 3급 1명)이다. 이들은 모두 서울고법에 배치될 예정이다. 서울고법은 이들의 사무실에 보조원과 함께 2인용 청음실, 시각장애인용 낭독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법원 건물에는 점자유도블록 등 장애인 편의시설도 확충하거나 보완했다.

올해 신임 로클럭 평균 연령은 31세로 최고령은 40세, 최연소는 25세다. 이들 중 여성은 34명이며, 치과의사 수의사 노무사 교사 출신도 있다고 대법원은 전했다.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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