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국 약 8억 명 서비스 이용
무료 인터넷 30여개 접속 가능
일부 업체들 차별 문제 들어 탈퇴
일각선 "인터넷 접속은 기본권"
주커버그도 접속 차단 반대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이 저개발국 오지지역 무료 인터넷 보급을 위해 추진중인 ‘인터넷닷오그(internet.org)’계획이 망 중립성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인터넷닷오그의 일부 서비스에 무료 접속을 제공하는 것이 ‘통신업체가 서비스나 콘텐츠로 이용자에게 특혜를 주거나 차별 대우를 해서는 안된다’는 망 중립성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이에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망 중립성이 가난한 사람들의 인터넷 접속을 방해해선 안 된다”며 반박하고 있다.
▦ “차별적인 인터넷 무료 서비스 제공은 망 중립성 위반”
인터넷닷오그의 무료 서비스는 지난 2월 인도에서 처음 시작됐다. 많은 저소득층 주민들이 인터넷 접속에 필요한 요금을 부담할 수 없기에, 특정 서비스에 한해 무료로 인터넷 접속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페이스북과 빙(마이크로소프트 검색엔진),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인도의 대표적 영자지 타임스 오브 인디아 등 30여개 서비스가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이처럼 일부 서비스에 한정된 무료 통신요금제가 ‘제로 레이팅’이다.
페이스북은 특히 지난달 26일 지상으로 인터넷 연결 신호를 쏴 주는 드론(무인기) ‘아퀼라(aquila)’ 시험 비행에 성공하는 등 무료서비스 보급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9개국 약 8억 명이 인터넷닷오그 서비스를 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은 인터넷이 보급되지 않은 오지에 사는 사람들이 세계 인구의 약 10% 가량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클리어트립, NDTV 등 인도 저소득층에 무료서비스를 제공하던 일부 업체들이 인터넷닷오그에서 탈퇴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망중립성 원칙을 지키는 인터넷 콘텐츠 기업이 일부 서비스에 한해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제로 레이팅)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미국, 인도 등의 정보기술(IT) 업계에서도 “제로레이팅이 망중립성에 위배되는 것은 사실”이라는 의견에 수긍하는 분위기다. 일부 서비스는 되고 일부 서비스는 안 되는 것은 ‘차별 대우’임에 분명하다는 것이다.
▦ “보편적 망 접근성은 인간의 기본권”
그러나 일각에서는 “망 중립성은 필요에 따라 제한되거나 유보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인터넷 접속 자체가 사회·경제 여건상 불가능한 이들에게 일부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합리적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인간이 통신 수단에 접근할 수 있는 기본권이 망 중립성만큼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주커버그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어떤 사람이 인터넷 접속 요금을 지불할 능력이 없다면, 아예 아무 서비스에 접속할 수 없는 것보다 일부 서비스나마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낫다”고 주장했다.
한편, 페이스북이 인터넷 보급 사업에 뛰어든 것은 궁극적으로 기업 가치를 키우자는데 있다. 인터넷 연결성을 늘릴수록 SNS 가입자가 증가하고 인터넷 연결 사업 가능성은 점점 커지기 때문이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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