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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 0' 깨진 정우람 "너무 주목 받아 부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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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 0' 깨진 정우람 "너무 주목 받아 부담됐다"

입력
2015.04.19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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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SK 정우람(30)은 프로야구 자타공인 최고의 왼손 불펜 투수다. 공은 빠르지 않지만 간결하고 부드러운 투구 폼에서 나오는 정교한 제구력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만든다. 김경문 NC 감독이 “정우람 같은 선수가 한국 야구에 많이 나와야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극찬할 정도로 가치를 인정 받았다.

정우람은 프로 입단 2년차인 2005년부터 SK 불펜의 핵심이었다. 2006년 처음으로 20홀드를 돌파했고, 2008년과 2011년 각각 25홀드를 기록했다. 마무리로 전향한 2012년에는 30세이브를 수확했다. 하지만 이후 한창 절정을 누릴 시기에 군 복무를 위해 2년간 그라운드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가 없는 SK의 뒷문은 헐거워졌다. 그리고 마침내 올해 다시 긴 공백을 깨고 정우람이 돌아왔다. 실전 감각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이 있었지만 클래스는 변하지 않았다.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전 첫 등판부터 지난 12일 창원 NC전까지 6경기 연속 평균자책점 0 행진을 이어갔다. 그 사이 2승 1홀드와 12개의 삼진을 뽑아냈다.

순항하던 정우람은 한 차례 암초를 만났다. 15일 인천 넥센전에서 팀이 4-3으로 앞선 가운데 8회 마운드에 올랐지만 1사 만루 위기에서 윤석민에게 싹쓸이 2루타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김용희 SK 감독은 그를 감쌌다. 김 감독은 “투수가 계속 안 맞을 수는 없다”면서 “특별히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힘을 실어줬다.

한 번 무너진 정우람은 곧바로 자기 페이스를 찾았다. 18일 인천 LG전에 팀이 8-4로 리드한 8회에 등판해 1⅓이닝을 퍼펙트 피칭으로 막았다. 삼진은 2개를 잡았다. 모두가 알던 정우람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정우람은 이튿날 그 동안의 속내를 짤막하게 털어놨다. 그는 “평균자책점 0은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았다”며 “다만 2년간 공백이 있어 다시 마운드에서 적응하고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는데 많은 주목을 받는 게 조금 부담이 되긴 했다”고 밝혔다.

정우람은 또한 “내가 할 일은 승리를 지키는 것인데 지난 경기에서 지키지 못해 마음이 아팠다”며 자책한 뒤 “그나마 LG전에서 조금이나마 팀에 보탬이 된 것 같아 기쁘다”고 안도했다.

인천=김지섭기자 onion@sporbiz.co.kr 사진=SK 정우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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