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 활황 최대 동력은 외국인
올 들어 코스피가 2,100선을 돌파하며 랠리를 지속한 가장 큰 원동력은 외국인의 주식 매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양적완화와 저금리로 풀린 글로벌 유동성이 한국 증시로 유입되면서 주식 시장에 활기를 띈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대규모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할지에 대해서는 증권가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7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액은 5조3,795억원에 달한다. 코스피가 1,915.59에서 2,143.50으로 11.9% 오르는 이 기간에 기관은 4조5,162억원어치를, 개인은 1조8,481억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했다.
결국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지 않았다면 증시 활황은 어려웠던 셈이다. 17일 하루만 봐도 외국인은 2,799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데 비해 개인(-1.486억원)과 기관(-1,081억원)은 순매도했다.
이 같은 현상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3월부터 양적완화에 나서는 등 주요국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최근 주가 상승은 유동성뿐만 아니라 펀더멘털의 변화와 궤를 같이 한다”며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의 기업 실적에 대해 상대적으로 더 확신이 강하다”고 말했다.
주가 상승세가 당분간 더 지속돼 한국 증시가 사상 최고점을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의 주요한 근거 중 하나다.
하지만 비관적인 시선도 만만치 않다. 올해 글로벌 유동성이 대체로 선진국 증시로 유입되고 신흥국에서는 순유출되고 있음에도 신흥국으로 분류되는 한국 증시에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는 데 대한 해석이 다르기 때문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이 신흥시장 내 자금 재배분의 혜택을 누린 결과로 보인다”면서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 등 단기 모멘텀에 의한 비중 조정이 일단락되면 외국인 순매수세가 둔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출구전략 지연 기대감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점도 세계적인 증시 활황의 원동력이지만 이 역시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 등 위험이 높아지면 위험선호 현상이 약화되고 세계적으로 증시에서 자금이 대거 이탈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진주기자 pearlkim7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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